
“증권사는 지금 돈 못 벌면 바보죠. 그런데 내부에서 위기의식은 곱절로 커졌어요.”
얼마 전 발표된 3분기 실적에 대해 문의했을 때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가 내놓은 첫마디다.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실적은 주식시장 반등과 맞물려 줄줄이 지난해 대비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사천피’를 돌파한 코스피 지수의 반등과 함께 리테일 시장은 뜨거웠고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익뿐 아니라 기업금융(IB) 부문의 사업도 되살아났다.
기존에는 대형사들이 벌고 중소형사들이 버텼다면 지금은 함께 벌지만 격차는 벌어지는 구조가 심화했다. 올해 주요 대형사들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1조 원을 넘겼지만 중소형사는 대체로 1000억 원 안팎에 머물렀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대형 증권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6%였지만 그 외 증권사는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자산 규모 차이를 넘어 보유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펀더멘털 자체에서 간극이 선명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형사 쏠림’에 따른 초대형 증권사들의 독주 체제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공산이 크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금융 당국으로부터 종합투자계좌(IMA) 운용기관으로 지정됐다. 키움증권 역시 국내 5호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 기반 확충과 신규 투자 여력을 키울 채비를 마쳤다. 자본시장 파이가 커져도 새로운 사업 기회는 중소형사에는 아직 그림의 떡인 셈이다.
온기가 공평하게 전해지지 않는 지금이야말로 중소형 증권사들이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현상 유지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과감히 전략을 전환해 틈새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지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체력을 키우지 못하면 언젠가 다가올 침체기에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지도 모른다.
개별 증권사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자본시장의 다양성은 경쟁력뿐 아니라 시장 안정성과도 맞닿아 있다. 생산적 금융, 모험자본 활성화를 내세우는 당국이라면 중소형사까지 인프라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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