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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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PICK | 대선 후보들 '10대 공약'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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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브리핑 | 같은 날 TK 찾은 이재명·김문수 외
점선면 사전 | 미셸 강
뷰파인더 | 불탄 털을 쓰다듬으며

대선 후보들 '10대 공약' 살펴보니
좋아하는 영화 10개를 물어보면 그 사람의 영화 취향을 알 수 있겠죠.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후보가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빼는지가 후보의 정체성을 보여주거든요. 지난 12일 각 후보가 공개한 '10대 공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후보들이 자신의 핵심 공약 10개를 골라 우선순위에 따라 정렬한 것인데요. 각 후보가 지향하는 방향이 잘 드러납니다. 점선면 대선특집 2편은 주요 후보들의 'PICK'을 살펴봅니다.

대선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1순위 공약으로 '경제 성장'을 내걸었다. 중도 보수 기조를 앞세운 이 후보가 분배보다 성장에 힘을 실으며 주요 후보들의 경제 정책 방향이 전반적으로 '우클릭'한 양상으로 평가된다.
🔗 기사 전문 읽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모두 1순위로 '경제성장'을 꼽았습니다. 이 후보는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을, 김 후보는 "자유 주도 성장,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제목으로 뽑았어요.
눈에 띄는 건 이 후보의 기조 변화입니다. 그동안 민주당의 경제 정책은 분배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 후보의 기본소득 주장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번에는 분배보다 성장으로 확 기울었습니다. 최근 민주당이 스스로를 '제대로 된 보수'로 규정하고 이 후보가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상황과 맞닿아 있어요. 그 결과 1순위 공약에서는 거대 양당의 정체성 차이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 후보는 '인공지능(AI) 등 신산업'과 'K-콘텐츠'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AI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고 민간 투자 규모를 100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 측은 100조원을 마련하기 위한 '국민참여펀드' 구상을 밝힌 적 있어요.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한 투자금에 소득세·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K-방산' '연구개발(R&D)' '벤처·스타트업' '스마트농업·푸드' 등 지원·육성도 담겼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기업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발상입니다.
반면 김 후보는 추가 재정 소요 없이 규제 완화와 민간·기업 자율성 확대를 통해 성장을 이루겠다는 쪽입니다. 보수 진영의 전통적인 경제 기조에 가깝습니다. 신기술·신산업 분야 규제를 철폐하고, 법인세·상속세 최고세율을 인하하겠다고 했습니다. 노사합의를 전제로 '1주일 최대 52시간' 노동시간 상한도 손보겠다고 해요. 김 후보는 이어지는 2순위 공약(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에서 AI 인재 20만명 육성, 100조원 규모 민관합동펀드 조성 등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는 민주당의 펀드 구상과 닮았습니다.
두 후보의 약속이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은 '권력기관 개편'입니다. 계엄과 탄핵에 대한 두 후보의 인식 차이가 드러납니다. 이 후보는 2순위 공약으로 "내란극복과 K-민주주의 위상 회복"을 올렸습니다. 대통령 계엄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 국회 계엄해제권 제도적 보장 강화, 검찰 수사·기소 분리 및 기소권 남용 통제 강화, 검사 파면 제도 도입, 국방 문민화 및 군 정보기관 개혁 등을 담았습니다.
김 후보는 "특권을 끊는 정부, 신뢰를 세우는 나라"를 후순위인 9순위에 넣었습니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감사 허용, 사법방해죄 신설 등을 담았는데요. 계엄 사태를 적극적으로 수사한 공수처, 부정선거론을 맹신하는 일부 지지층이 비난하는 선관위를 표적으로 삼은 겁니다. '반국가세력 대응 역량 회복'이란 공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반국가세력'을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른 후보들은 어떨까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1순위 공약은 정부 부처 효율화("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입니다. 19개 부처를 13개 부처로 개편하는 방안인데, 자신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를 강조했습니다. 해외로 이전한 국내 기업 공장을 다시 국내로 복귀(리쇼어링)시키겠다는 공약이 특이합니다. 다만 국적·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공약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의 1순위 공약은 "증세를 통한 불평등 해소"입니다. 민주당·국민의힘·개혁신당 후보가 모두 보수적 공약을 앞세운 가운데 홀로 진보적 공약을 강조했는데요. 상속·증여세 90% 인상, 부유세 신설, 소득세·법인세 할증 등 적극적인 '부자 증세'로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발상입니다.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노동권 보장,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도 함께 공약했습니다. 권 후보는 주요 후보들 중 유일하게 성평등·젠더 관련 공약을 10대 공약 항목에 포함시켰습니다.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각 후보가 고른 첫 유세 장소도 성향을 보여줬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시민 집회가 자주 열린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판교(IT), 동탄(반도체), 대전(과학기술)을 찾았습니다. 김 후보는 전통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유세를 시작해 '보수의 심장' 대구로 향했습니다. 김 후보는 중간에 대전현충원을 찾아 연평해전·천안함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이곳엔 2023년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사망한 해병대 채 상병의 묘역도 있는데, 김 후보는 채 상병이 누군지도 모르는 듯한 반응을 보여 뒷말이 나왔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석유화학산단인 전남 여수국가산단에서 이공계 정체성을 강조하고, 서울 연세대에서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노동변호사 출신인 권 후보는 리프트 차량에 올라 세종호텔 노동자와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고공농성장을 찾고, 여성 유권자 정책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 대선 후보들의 ‘10대 공약’ 전체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조해람 기자


🗳️점선면 독자들이 꼽은
이번 대선 주요 의제는?
제21대 대통령 선거일(6월3일)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후보들이 저마다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독자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마음에 쏙 드는 약속도 눈에 띄겠지만, "이런 건 왜 하지?" "왜 이런 건 없지?" 싶은 부분도 있었으리라 짐작합니다.
거친 표 경쟁 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가려지지 않도록,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이 그 목소리를 모아보고자 합니다. 독자님은 이번 대선에서 어떤 의제가 가장 부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선 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기를 바라시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 독자님들의 의견 중 일부는 정치권에 대선 의제를 전달하기 위한 점선면 온오프라인 콘텐츠 제작에 반영됩니다. 채택된 의견을 내준 독자님께는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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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TK 찾은 이재명·김문수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어제(13일) 주요 대선주자들이 모두 대구·경북(TK)을 찾았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기에 '통합'을 강조했어요. 파란색과 빨간색이 혼합된 운동화를 신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인 구미에선 "박정희 정책이든 김대중 정책이든 필요하면 쓰고 비효율적이면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날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모임은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TK 유세로 전통적 지지층 규합을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대통령께 탈당해라, 하지 말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용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강조했어요.
미·중 관세전쟁 휴전, 종전도 가능할까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을 90일간 일시 휴전하고 상호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합의했어요. 그 결과 1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급등했습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35%, S&P 500 지수는 3.26% 올랐습니다. 중국에 공장을 둔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특히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입니다. 다만 유예 기간이 끝나면 관세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어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와요.
"윤석열 사실 부인하는 모습에 배신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재개된 지난 12일,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로 출동한 군 간부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구체적으로 증언했어요. 오상배 전 국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은 당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과 같은 차에 탔고, 군용 비화폰에 '대통령'이라고 뜨자 전화를 사령관에게 건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둘러업고 나와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계엄이 해제돼도 내가 두 번, 세 번 하면 되니까 너네는 계속하라' 등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증언했어요. 오 전 부관은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배신감을 느껴 증언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영끌족' 한계 달했나
국내 은행의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5%로 집계됐어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표하는 지난해 4분기 서울 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를 보면, 소득의 40% 정도를 주담대 원리금 상환에 쓰는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계에 다다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으로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는 행위)족'의 형편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어요.

미셸 강
'여자축구계의 대모'로 불리는 미셸 강(65)은 헬스케어 및 IT 분야에서 성공한 재미교포 사업가⚽입니다. 2022년 미국 워싱턴 스피릿을 인수하며 여자축구 사업에 뛰어들어 2023년 영국 런던시티 라이오네스 구단주가 됐고, 2024년에는 프랑스 리옹의 구단주가 됐어요. 여성 엘리트 선수 지원을 위해 5000만달러 규모 글로벌 투자펀드를 발표했고, "여성과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미국축구협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런던시티는 미셸 강이 인수한 지 1년 반 만에 잉글랜드 여자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했어요. BBC는 "런던시티는 파산 위기 직전이었다"며 "그의 전폭적인 자금 투입과 장기적 비전은 기적을 현실로 바꿨다"고 평가했습니다.
🔗 그녀는 기적을 일궜다




📸 by 권도현 기자
불탄 털을 쓰다듬으며
지난 3월 경북을 휩쓴 산불로 개·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도 많이 죽고 다쳤습니다. 살아남은 동물 상당수는 아직도 목줄에 묶인 채 불탄 집을 지키고 있다는데요. 대피소에 동물이 들어갈 수 없는 데다, 보호자 대부분이 이동이 힘든 노인들이기 때문에 동물을 데리러 가기 어렵다고 합니다. 다행히 동물권 단체들이 동물을 대신 돌봐주거나 구조하고 있습니다. 재난 현장의 동물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렌즈에 담았습니다.
🔗 새살이 돋기를

5월12일 레터를 읽고 주신 의견입니다. 점선면 대선특집 첫회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주 4.5일제' 공약을 비교하고, 현실성과 주요 쟁점을 따져봤어요. 몇 가지 답변을 소개합니다. '10대 공약'에 대한 독자님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레터 내용은 매우 유용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내용이 다른 주 4.5일제 공약은, 바쁘고 여유가 없는 유권자들은 이 공약의 이름만 얼핏 보고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음 레터에서도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부문별로 더 많이, 폭넓게 비교·분석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팥빵님)
💬 양당 후보들의 공약 비교와 함께 우려되는 문제점도 제기해주셔서 좋았습니다! 특집이 지속될수록 더 구체적인 공약 분석 및 비교 기대하겠습니다. (그로밋님)
💬 일급을 받는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을 줄인다면 임금이 줄어듭니다. 월급제 전환을 해야 돼요. (김재홍님)
💬 현 교황명이 "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공동선을 강조한 교황 레오 13세를 계승한다는 뜻"으로 지었다는 것을 읽으면서 우리 시대의 공동선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백사마을 소식도 잘 읽었습니다. (YKK님)
점선면팀은 늘 독자님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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