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젊은 층 공략으로 저변 확대
품질 서비스까지 챙기며 현지 실적 강화
마크곤잘레스, 서울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대박’
“신규 브랜드 성장세 가시화로 주주 기대 부응”

해외 진출을 통해 내수 침체를 극복하고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패션 및 뷰티 브랜드들이 대만 시장 진출을 통해 실적 '캐시카우'의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와 뷰티업계가 글로벌 사업 확장 시 ‘대만’을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은 지리적, 문화적 근접성으로 진출 초기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탓이다.
또 규모는 작지만 시장 반응이 빠르고 브랜드 이미지 전파에 용이해 동남아시아나 중화권 전체를 겨냥한 글로벌 전략의 테스트베드 역할로도 매우 주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국내 시장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신시장을 개척하고, 신규 매출 창출에 적합한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대만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들을 보면,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을 현지 소비자 성향에 맞춰 펼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외국인들에게도 인정받은 '검증된 한국 브랜드'의 제품력에, 젊은 층을 겨냥한 트렌디한 디자인과 마케팅을 더해 대만 MZ세대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에 따르면 대만의 청년층은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 대만은 25~64세의 현재 소비 주역이 60%, 24세 이하 미래 소비 주역이 2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만에 진출한 국내 패션 뷰티 기업들을 인플루언서의 활용 등 대만 소비자들을 공략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들의 매장 방문을 이끌고 있다.
대만 소비자 트렌드 추종 성향이 강해 해외에서 유행하는 제품과 서비스 등에 관심을 가지며 체험, 동참하려는 개방성과 적극성이 높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 타이완 조사 결과 ‘구매의사결정 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7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한 대만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현지에서의 성과가 단기적 트렌드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한 제품력과 서비스 품질 관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확보한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고 현지 시장의 점유율 확대하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함께 펼치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 ‘마크곤잘레스’, 대만 오프라인 매장 오픈 직후 기록적 매출 달성
최근 대만에서 많은 MZ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한국 브랜드 매장은 ‘마크곤잘레스’ 대만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 3월 20일과 25일, 대만 남강 미츠이 라라포트와 가오슝 한신 아레나에 ‘마크곤잘레스’ 현지 1, 2호점을 각각 오픈했다.
마크곤잘레스 대만 1호점인 남강 미츠이 라라포트점은 오픈 7일만에 300만 대만 달러(약 1억32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알렸다. 대만 2호점의 경우는 이틀간 55만 대만 달러(약 242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마크곤잘레스 브랜드에 대한 현지 반응을 기반으로 대만 유통망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초 마크곤잘레스는 현지에 2~3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대만의 주요 백화점들 다수가 입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올 하반기 중 추가로 3~5곳 추가 개점을 검토 중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앞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통해 대만 시장에 진출, 성공적인 시장 진입으로 진출 약 2년만에 1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마크곤잘레스’의 대만 실적 신장 등 신규 브랜드의 본격적인 성과 가시화를 토대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최근에는 선제적인 주주 환원 확대를 밝힌 바 있다.
올해 결산배당으로 전년 대비 25% 늘어난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으며 시가 배당률은 5.34%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검증된 제품력과 트렌디한 감각의 디자인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해 신규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를 가시화해가고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는 실적 반등 기대감에 부응하고, 주주들을 위한 적극적인 환원 정책을 펼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서 ‘프리미엄 K-패션’ 입지 넓히는 마뗑킴
‘대만 현지화’ 마케팅 이어가는 젝시믹스
더네이쳐홀딩스 ‘마크곤잘레스’ 외에도 대만 등 중화권 시장 공략에 나선 패션브랜드들은 국가별 트렌드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연착륙을 꾀했다.
2021년 하고하우스의 투자를 받으면서 연 매출 1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한 ‘마뗑킴’은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지역에 진출해 지난해 현지 유통 파트너사와의 협업으로 5년간 1615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안정적 공급망과 유통망 확보를 통해 중화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마뗑킴은 중화권 시장에서 ‘프리미엄 K-패션’ 이미지를 구축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한국 패션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현지 맞춤 전략을 위해 각 지역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병행해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주력 중이다.
젝시믹스는 지난 2023년 대만 법인을 설립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 대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또 현지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며, 마라톤과 보디빌딩 등 현지 스포츠 대회에 스폰서로 참여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젝시믹스 역시 ‘체험형 이벤트’에 참여도와 관심도가 높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대만 주요 쇼핑몰이나 핫플레이스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제품 체험 이벤트를 진행해 브랜드 경험을 제공했다. 이외에도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통해 대만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 자사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확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 시 현지화 전략은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고객과의 감성적 연결과 라이프스타일 기반 브랜딩을 통해 현지 시장 내에서 자사 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앞세운 ‘에이피알’·‘메디테라피’
대만 진출 성공 전략으로 꼽히는 ‘MZ 타깃팅’을 위해서는 인플루언서(KOL) 마케팅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KOL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K-뷰티 브랜드로는 에이피알과 메디테라피가 꼽힌다.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중화권 공략을 위해 ‘왕홍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중국 본토는 물론 중화권 전반에서 영향력이 높은 인플루언서 ‘왕홍’들과 협업한 에이피알은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완판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에이피알은 대만에서 지난 2023년 11월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힐러’를 공개하고 약 7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겼다. 지난해 7월에는 현지에서 후속 제품 ‘부스터 프로’를 출시해 라인업을 확장했다.
뷰티테크 브랜드 메디테라피는 대만 시장에 친출하고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현지에서의 브랜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로 모공과 피지 관리 등 피부 관리에 높은 관심도를 보이는 대만 소비자들을 겨냥해 ‘포쎄라 블러크림’을 선보이고 현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협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K-컬처에 대해 대만 소비자들은 이미 다양한 한류 콘텐츠들로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빠르게 브랜드를 확산시킬 수 있다”면서 “신규 매출 창출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는 하지만 브랜드 가치 제고와 중화권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트렌드 테스트 등 대만 진출은 다양한 전략적 목적이 함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이 집계한 올해 2월 메이크업 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한국의 메이크업 10대국 수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 이 중 대만은 14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중국과 미국, 일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대만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36.5% 증가하며 러시아, 베트남에 이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