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배송·위탁판매 형태로 검증 없이 등록
지적재산권 침해···실제 처벌까지는 미지수

김건희 여사가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20년 전 홍콩에서 200만원대에 산 모조품”이라고 주장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가 ‘김건희 목걸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서 모조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정품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이 헐값에 팔리며 지적재산권 침해와 소비자 기만 문제가 제기된다.
최근 쿠팡 ‘해외직구’ 코너에는 ‘눈꽃 물방울 김건희 목걸이 실버 S925 화이트골드 도금’이라는 상품이 올라왔다. 판매자는 “요즘 핫한 김건희 목걸이”라는 문구를 상품 설명에 넣었다. 가격은 6만3550원으로, 김 여사가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을 때의 정가(약 6200만원)의 1000분의 1 수준이다. 상품 사진에는 정품과 유사한 눈꽃 모양 디자인이 사용됐다. 판매자는 “본 상품은 실버 S925 재질”이라며 해외배송 상품임을 명시했다.
네이버 쇼핑에서도 동일한 디자인의 ‘김건희 목걸이’가 6만3200원에 판매 중이다. 제조국과 판매자 사업장 소재지는 중국·독일 등이다. 해외배송·위탁판매 형태로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등록돼있다. 국내산 14K 제품을 김건희 목걸이로 소개하며 77만원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상품 설명에는 김 여사의 순방 당시 착용 사진과 함께 “스페인 순방길 착용으로 더욱 인기가 높아진 목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건희’라는 이름을 활용한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건희 구두’, ‘김건희 트위드 자켓’, ‘김건희 가방’ 등으로 홍보하는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행태는 과장 광고나 의도적인 지식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디자인 원작자가 가품 판매업자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관세청은 모조품 유통 단속을 진행 중이지만, 해외 배송 경로를 통한 위탁판매 상품을 모두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수입 모조품 규모만 1705억원에 달했다.
쿠팡 측은 “상품명·상세정보 등에 특정 키워드가 포함돼 있는지를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쇼핑 관계자는 “소비자와 브랜드사 피해로 이어질 경우 내부 정책 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