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농업 4법’ 재발의 공세

2025-04-02

더불어민주당이 ‘양곡관리법’ 등 올초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4건의 쟁점 농업법안을 재발의했다. 민주당은 종전 쟁점 사항에 대해 정부 입장을 반영한 절충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인데, 정국이 혼란스러워 국회에서 논의가 개시되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제주갑)은 최근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보험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등 4건의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최종 폐기된 법안들이다.

정부가 이들 법안의 대안을 마련한다고 해놓고도 결과를 내놓지 못하자 야당에서 법안 재발의 공세를 시작한 셈이다. 문 의원보다 하루 앞서 같은 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도 4건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두 의원의 법안은 정부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종전 안보다 한발 양보한 게 특징이다. 다만 그 내용은 달랐다.

폐기된 ‘농안법 개정안’에선 농산물 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차액을 정부가 보전하도록 한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 조항이 쟁점이었다. 윤 의원의 새로운 안은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전 농산물수급안정대책을 시행하게 한 뒤 대책에도 불구하고 제도 대상 농산물의 당해연도 총생산량이 같은 연도 총소비량을 초과할 땐 가격안정제를 실시하도록 전제조건을 달았다. 과도한 재정 소요 등 정부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문 의원의 안도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줄 장치를 뒀는데, 농산물 가격이 떨어졌을 때 기준가격의 최대 15%까지를 정부의 보상한도로 설정하면서다.

종전 ‘양곡관리법’에선 일정 기준 이상 쌀값이 떨어지면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매입하도록 한 이른바 ‘남는 쌀 시장격리 의무화’ 조항이 쟁점이었다. 이번 윤 의원의 안은 농식품부가 사전 수급조절 목표를 못 지킨 경우 시장격리가 발동하도록 했다. 문 의원의 안은 농식품부에 사전 수급조절 의무를 부여한 점은 같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고도 쌀값이 일정 기준보다 떨어지면 시장격리 조항이 발동하도록 한 점에서 윤 의원 안과 달랐다.

종전 ‘농어업재해대책법’은 정부가 농가에 재해 발생 전 투입된 생산비를 ‘전부 또는 일부’ 지원하도록 한 조항이 논쟁을 일으켰다. 윤 의원 안은 이 내용을 유지한 반면, 문 의원 안은 ‘전부’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농어업재해보험법’은 두 의원 안이 비슷했다. 폐기된 법안에선 자연재해 피해엔 보험료 할증을 적용하지 말자는 내용이 문제가 됐다. 두 의원의 새 안은 거대재해에 한해 할증을 배제하고, 특히 재해 피해를 경감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농가엔 할증을 적용토록 했다.

현재 두 의원 외에도 여러 민주당 의원이 쟁점 법안의 재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법안의 내용이 의원들마다 다른 데다 여전히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어 향후 국회의 논의가 중요하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논의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국회 관계자는 “여야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법안을 논의하기는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했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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