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데이터센터향 전력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대규모 수주를 따낸 LS ELECTRIC(일렉트로닉)이 장중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데다, 납품 지연과 관세 부담이 겹치면서 투자자 매력도가 흔들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9분 기준 LS ELECTRIC은 전 거래일 대비 13.46% 오른 36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날 12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영향으로 장중 36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올 초(1월 2일, 18만1000원)에 비해 100% 이상 오른 수준이다.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기대보다 부담에 쏠려 있다. 단기 호재로 주가가 빠르게 반응한 반면, 실적은 아직 그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0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1120억원)를 약 10% 밑돌았다. 매출은 1조21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늘었지만 성장세는 둔화됐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미국 수출 호조에도 관세 증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2%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철강 관세 부과와 미국향 매출 증가로 관세 비용이 200억원대 중반으로 늘었다"며 "신규 수주 건에는 이를 단가에 반영하고 있으나, 기존 수주에 대한 반영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도 단기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기수주 물량에 관세 전가가 불가능할 경우 2026년까지 최대 500억원 수준의 관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북미향 수주는 이어지고 있지만, 매출 인식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지연되고 있다"고 짚었다.
북미 전력 인프라 수요가 장기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가시적인 실적으로 입증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화된 수주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내년 상반기 실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으면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불안과 관세 영향으로 단기 리스크가 확대됐지만, 북미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실적 반등이 확인돼야 주가 모멘텀 유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혜정 연구원은 "북미 프로젝트 재개 시점과 관세 영향에 따른 단가 조정 결과가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며 "이 부분이 해소돼야 투자심리 회복과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