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글로벌 증시는 지정학적 긴장, 경기 둔화, 고평가된 주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나 연말이 다가오면서 투자 전략의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들어 상장 인프라 기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상수도·전력·가스·도로·항만·공항·통신탑·위성통신 등 국가 기간산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그 대상이다.
상장 인프라 자산은 경기 변동성이 큰 시기에도 투자 안정성이 높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이 발생하고, 물가 상승 시 요금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방어가 가능하다. 대부분 장기 계약 기반의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어 주가 변동성이 낮고, 배당과 성장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크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최근 ‘인프라’라는 개념이 확장되면서 본질적 특성을 갖춘 자산을 선별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예컨대 데이터센터는 AI 및 디지털 산업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지만, 공공 서비스처럼 장기적이고 필수적인 성격을 온전히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인프라 투자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내 독점적 지위, 높은 진입 장벽, 신규 사업자 등장 시 수익 감소 가능성, 요금 결정 권한, 충분한 계약 기간, 고객 이탈 가능성, 주요 IT·클라우드 기업과의 협상력 등을 검토해야 한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분야에서는 기존 인프라 기업이 신기술에 뒤처질 위험도 존재한다. 이러한 리스크가 중첩될 경우, 인프라 자산의 안정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또 하나의 잠재적 위험은 상장 인프라 기업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과도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상장 인프라 투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상장 인프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인프라 기업은 구조적으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으며, 결국 투자 수익의 핵심은 ‘합리적인 가격 책정’에 달려 있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장 인프라는 여전히 유용한 자산군이다. 적절한 비중으로 편입하면 부동산, 비상장 인프라, 글로벌 주식 등과의 조합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다른 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상장 인프라를 일부 대체 자산으로 활용하면 균형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올해 9개월간의 증시 회복세를 돌아볼 때, 지금은 속도를 조절하고 자산 배분을 재점검할 적기다. 글로벌 상장 인프라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워린 로버트슨 라자드자산운용 글로벌 상장 인프라팀 포트폴리오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