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승인 중국산 강섬유 2200톤 터널공사 쓰였다…뒤늦게 안 도로공사

2024-10-18

국내 고속도로 터널 공사에 미승인 중국산 강섬유 수천톤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감독 주체인 한국도로공사는 이 사실을 외부 제보로 뒤늦게 인지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18일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납품업체인 D사는 지난 2021~2023년 고속도로 터널 공사에 미승인 중국산 강섬유 2208t을 수입해 16개 국내 건설사에 납품했다. 강섬유는 콘크리트 안에 들어있는 얇은 철선으로 금이 가는 것을 막고 인장 강도(당기는 힘)를 높이는 일종의 보완재 역할을 한다. D사는 승인된 강섬유와 미승인된 중국산 자재를 번갈아 공급하는 방식으로 눈을 속였다. 주로 고속도로 29호선 세종-포천 고속도로 구간에 집중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사인 A사는 해당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납품업체와 시공사에 대한 사전 관리나 감독 의무가 있는 도로공사는 3년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청렴 포털에 접수된 외부 제보를 통해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D업체는 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강섬유 가격 담합 건으로 시정 명령 및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도로공사는 1월 감사를 진행해 A사에 공공 건설 입찰 제한 등 중대 건설사고 발생과 동일한 수준인 벌점 3점을 부과했다. 하지만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6월 벌점심의위원회에서 벌점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A사는 여전히 도로공사가 발주한 각종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서범수 의원은 “미승인 자재가 사용된 터널에 대한 철거나 교체 계획 등이 없어 향후 대형 사고라도 나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납품업체, 시공사의 책임 유무를 비롯해 도로공사의 검증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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