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 모이는 APEC, 스타트업도 IT 역량 지원 [스타트업 스트리트]

2025-10-29

국내 스타트업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각 사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각국 대표단 일정 소화 및 외국인 방문객 관광 편의 등을 돕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는 “백 마디 말보다 APEC 수주 이력 한 줄에 더 큰 사업 홍보 효과가 만들어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그라운드케이는 APEC 정상회의 주간 각국 대표단이 이용하는 셔틀버스의 운행 관제 시스템을 운영한다. 경주 일대 주요 행사장을 통과하는 노선 운행 셔틀버스 위치와 탑승 인원 현황을 실시간으로 APEC 행사 컨트롤 타워 및 각국 대표단에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행사 방문단의 정상적인 일정 소화와 안전 관리를 지원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동시통역 서비스로 유명한 플리토는 경주 일대 300여 곳에 태블릿 PC를 설치했다. 숙박시설, 음식점, 관광지 등에 설치된 이 태블릿 PC엔 플리토가 개발한 AI 통역 서비스 챗 트랜스레이션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APEC 참가 차 한국에 온 외국인을 돕기 위해 설치됐다. 총 37개 언어의 동시통역을 지원한다. 플리토는 APEC CEO 서밋에서도 동시통역 기능을 선보인다. SK그룹이 개최하는 ‘퓨처 테크 포럼: AI’와 두나무가 개최하는 ‘퓨처 테크 포럼: 디지털 애셋’ 행사에서 연사들의 강연을 한국어와 영어로 번역해 행사장 화면에 자막으로 띄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사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지난달 10일부터 경주 일대에서 기아(000270), KG모빌리티(003620)와 손잡고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하는 중이다. 총 4대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이 중 3대는 운전자 없이 달리는 4단계 자율주행으로 운행되고 있다. 이달 26일 기준 경주에서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 버스를 타 본 탑승자 수는 874명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자율주행 버스를 타는 경우가 많다”며 “탑승자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스타트업들은 APEC 기술 지원 경험이 향후 영업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부 사업 특성상 당장 큰 매출 효과를 누릴 수는 없다. 다만 대규모 국제 행사용으로 기술이 채택됐다는 점만으로도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APEC 수주 기업은 믿고 사업을 맡길 수 있다’는 신뢰도 제고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앞서 장관 회의 등 행사를 치른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벌써 APEC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올해 8월 부산에서 열린 에너지장관회의 등에 명찰 발급 키오스크 페어패스를 설치했다. 페어패스는 행사 참가자들이 미리 등록된 자신의 신원정보를 터치스크린에 입력하면 신원을 확인하고 종이 명찰을 즉시 인쇄하는 기기다. 사람이 하나하나 명찰을 찾아 나눌 때보다 빠른 속도로 행사 등록 업무를 지원한다. 행사 주간 8000여 명이 블루오리진의 키오스크를 이용했는데 이때 페어패스 실용성을 확인하고 블루오리진에 행사 지원 문의를 남긴 업체만 6곳이다. 이중 한 업체는 방문객 2만 명 이상 대규모 행사와 관련해 블루오리진의 협업을 요청했다.

5월 고용노동·교육장관 회의 당시 방문단 전용 숙박·교통 예약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던 마이스링크도 행사 이후 영업에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마이스링크의 예약 관리 시스템을 이용했던 고객사들이 주변 기업에 해당 서비스를 추천하며 “APEC 기술 공급사인 만큼 믿어도 좋다”라는 평을 많이 남겼다는 후문이다. 이현진 마이스링크 대표는 “기존에는 회사를 소개할 때 기술력을 길게 설명해야 했으나 이제는 APEC 지원 사례부터 말한다”며 “정부 주관 행사를 함께 운영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한 점이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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