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핀테크, 은행권 손잡고 소상공인 적극 공략 [심층기획]

2025-03-24

해외 사례 보니

급여 관리 등 앱으로 손쉽게 이용 가능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투자자 연결

일부 업체 대출 부풀리기 등 부작용도

국내에서 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편의성을 앞세워 핀테크들이 은행권과 손을 잡고 ‘소소’(소상공인&소기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18년부터 최소 15사 이상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전문 인터넷은행 및 핀테크 업체들이 등장했다. 선두주자인 노보(2018년 출시), 노스원(2019), 그래스호퍼(2020년)와 스타트업 전문인 머큐리(2019), 릴레이(2019) 등이 대표적인 예시들이다.

선두주자인 노보(Novo)는 엄밀하게 따지면 인뱅이 아닌 소상공인 특화 핀테크 앱으로, 계좌 개설 등 은행 업무는 지방은행인 미들섹스페더럴은행과의 제휴로 운영된다. 계좌·결제 관리, 급여 관리 등 소상공인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한곳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노보는 지난해 기준 25만개의 일반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했고 누적거래액은 300억달러에 이른다.

노보는 전자상거래, 회계, 결제 등 비즈니스 도구 서비스 업체와 적극 제휴해 고객들이 자사 앱 내에서 다양한 외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아마존·이베이 등 굵직한 전자상거래와 제휴를 맺어 고객이 쇼핑몰에서 물건을 팔고 결제처리를 할 때 누적 수익이나 결제액 등을 노보 앱 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머큐리는 스타트업 전문 핀테크인 만큼 자금 조달 절차를 간소화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간단한 설문과 4가지 서류만 제출하면 투자자와 연결해 주고, 미래주식계약서(SAFE) 작성도 무료로 가능하다.

하지만 업계 자체의 신뢰를 뒤흔든 업체도 있었다. 캐비지(Kabbage)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정부 정책대출 심사를 완전 자동화해 며칠이 걸리던 승인 과정을 평균 4시간으로 단축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들은 급여·세금데이터가 아닌 고객의 실시간 비즈니스 데이터와 수익 실적을 대출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출시 해인 2020년 캐비지는 이미 20만개 이상의 중소기업에 총 58억달러의 대출을 승인했고, 중소기업 정책대출인 급여보장프로그램(PPP) 대출 기관 중 선정규모 3위에 올랐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같은 해 미국 대표 카드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캐비지를 인수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1년 미 정부는 캐비지를 비롯한 인뱅들이 조직적으로 수만 건의 PPP 대출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에 나섰고, 캐비지는 2022년 파산했다. 2024년 5월 캐비지 측은 지방세 이중계산, 휴가·퇴직금 계산 오류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법무부에 1억20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윤솔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