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번엔 다를 것"… 대선 출마 시사?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인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를 언급하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경우를 대비해 대선 판에 뛰어들 채비를 마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18일 페이스북에서 “벌써부터 민주당이 나를 문재인 정권 때 대선, 지선 패배한 투수였다고 패전처리 투수라고 흠집 내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박근혜 탄핵 대선 때는 당선이 목적이 아니라 당 재건이 목적이었으니 패전이 아니라 오히려 승리투수가 된 것이고 지방선거 때는 트럼프까지 가세한 위장 평화 지선이었으니 이길 방법이 없던 선거였다”고 했다.

이어 “그 선거는 모두 거짓과 선동으로 국민들을 속인 선거 아니었던가”며 “국민들이 이미 두 번이나 속아봤기 때문에 세 번은 속지 않을 것이다. 설마 국민들이 범죄자, 난동범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냐”고 반문했다.

홍 시장의 이날 게시글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 때와 달리 이번 조기 대선은 보수 진영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것이라는 시각과 홍 시장이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홍 시장은 앞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천하경영의 포부를 대구 시정에서 먼저 시작하겠다”고 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대구시정을 차기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중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죄 성립은 어렵고 직권남용죄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직권남용죄가 형사상 소추는 되지 않지만 탄핵 사유는 된다”고 언급,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 시점에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는 홍 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탄핵에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보수층 결집에 나섰으나 중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시장은 탄핵 반대 입장에서 막판에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여론전에서는 선방했으나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한 전 대표는 탄핵 반대 당론에 반해 찬성을 주장, 당 대표에서 사실상 쫓겨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졌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