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주택대출 원금 상환에 저축률 상승…일본과 다른 양상"

2025-01-27

윤종인 교수 논문…"가계부채는 가계저축의 증가 요인이었던 셈"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최근 60대를 중심으로 가계 저축률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먼저 고령화를 겪은 일본과는 다른 모습으로, 크게 빚을 내서 주택을 구입한 뒤 장기간 원금을 갚아나가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통설과 달리 고령화가 저축률을 높이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27일 한국재정학회에 따르면 윤종인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는 최근 재정학연구에 실린 '고령화, 가계부채 그리고 가계저축률의 추이'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생애주기가설에 따르면 은퇴 후에는 소득이 줄기 때문에 저축도 감소한다.

따라서 고령화가 심화하면 일반적으로 저축률은 하락한다.

일본은 이 가설에 들어맞게 가계저축률이 계속 하락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은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데도 저축률이 2010년 이후 완만하지만,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총저축률은 1995년 21.66%로 가장 높았다가 이후 급격히 하락해 2000년에는 12.75%까지 떨어졌으나, 2016년에는 18.96%에 이르렀다.

이는 통계청의 1990∼2016년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의 연간 자료를 위주로 저축률을 분석한 결과다.

윤 교수는 20·30대에 비해 50·60대의 저축률이 더 많이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30대 저축률은 1990∼1995년 각각 22.48%와 23.82%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았지만 2012∼2016년에는 18.12%와 22.59%로 50대(24.48%)보다 낮아졌다.

반면 50·60대는 1990∼1995년 17.95%와 7.84%로 낮았지만, 2012∼2016년에는 24.48%와 13.07%로 20·30대와의 격차를 좁혔다.

2000∼2016년 저축률은 20대가 1.4%, 30대가 8.6% 상승할 동안 50대는 14.7%, 60대는 13.5% 각각 올라갔다.

장년·노년층과 청년층의 저축률이 비슷해지면서 고령화 심화가 전체 저축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나아가 윤 교수는 1990∼2016년과 2019∼2023년의 각 2분기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통설과 반대로 고령화가 가계총저축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60대의 저축률은 2000∼2006년 8.48%로 다른 연령층보다 낮았으나 2012∼2016년에는 19.4%로 20대보다 높았다.

또 2019∼2023년 60대 저축률은 다른 모든 연령층보다 높은 31.41%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는 70대도 22.17%였고, 80대도 16.17%나 됐다.

윤 교수는 이같은 저축률 추이와 가계부채와의 관련성도 따져봤다.

가계부채에 대한 이자는 소비지만, 상환되는 원금은 저축(사용되지 않고 남은 재화)이란 점에 착안한 것이다.

2000∼2016년 부채 수준과 관련한 저축률 움직임을 분석해 보니, 부채 감소 집단은 11.42% 상승으로 부채 증가 집단(0.06% 상승)·부채 없는 집단(0.61% 하락) 등에 비해 저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윤 교수는 "부채가 감소한 집단에서 각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의 추이를 보면 20·30대는 감소했지만 50·60대는 증가해왔다"며 "60대 이상의 저축률 상승은 가계부채의 원금 상환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주택 구입을 위해 차입한 후 순자산 마이너스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저축하는 패턴이 가계저축의 지배적인 방식이 된 듯하다"며 "결국 가계부채는 가계저축의 증가 요인이었던 셈"이라고 했다.

2vs2@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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