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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취업해야 하는 데 지원 혜택이 끝났대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 참석한 한 청년의 하소연이다. 자립준비청년은 우리가 흔히 보육원이라고 일컫는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를 받다가 18세가 되어 홀로서기에 나선 청년들을 말한다.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취임하고 얼마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자립준비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며 국민권익위원회가 청년의 편이 돼주자 생각했다.
이후 자립준비청년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막상 독립해서 살아야 할 집을 얻는 것부터 자립 준비기간이 끝나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없어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은 생각보다 더 높은 사회의 벽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때마침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법률사무소와 손잡고, 법률전문가들이 멘토가 되어 자립준비청년과 일대일 멘토링을 실시했다. 자립준비청년이 가족처럼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와 함께 자립 준비기간이 끝나는 시기에 취업 활동을 해야 하는 청년의 현실을 반영해 취업 우대기간을 확대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그리고 자립준비청년 지원 매뉴얼을 제작해 청년들이 한 번의 클릭으로 지원 혜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위원회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에 게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분야별 멘토링을 확대해서 금융·주거·취업 등 정확한 정보와 도움이 필요한 분야별로 언제든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매년 2500~300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로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자립 지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중 평생 한 번이라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46.5%에 이른다. 이는 같은 또래의 응답률(10.5%)에 비해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힘들게 내디딘 첫발, 청년에게는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괜찮다고 위로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 나이 또래 친구들이 누려야 꿈과 희망을, 이제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그들의 큰 우산과 울타리가 되어 지켜주어야 한다.
이제 막 사회에 홀로 선 자립준비청년에게 국민권익위원회가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며 말하고 싶다. ‘우리가 당신의 든든한 편이 될 테니 외롭고 힘들 때 우리에게 기대라고’.
유철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