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아내의 조카를 입양해 아들로 키우게 된 사연이 다시 한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난치병을 이겨낸 이봉주가 출연해 인생의 굴곡과 가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봉주는 2020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다 결국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복부 경련과 수축으로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했고, 목까지 굽어 음식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고 고백했다.
치료법을 찾아 여러 병원과 한의원을 전전하며 신경차단술, 보톡스, 낭종 제거 수술까지 시도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결국 아내 김미순씨가 직접 식단을 챙기고, 마사지를 하며 남편의 회복을 도왔고, 운동을 싫어하던 그가 남편을 위해 러닝 파트너로 나서기까지 했다.

이봉주는 “늘 옆에서 힘이 돼 줘 고맙고 4년 동안 많이 고생했다. 평생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한다”며 고된 투병을 함께해준 아내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아내는 슈퍼맨이었다. 집안일, 아이 돌봄, 내 간호까지 혼자 다 해내야 했다”며 미안한 마음도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봉주의 또 다른 가족 이야기 역시 공개됐다. 아내 김민순씨는 “이 사람은 너무너무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며, 조카 입양을 먼저 제안했던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씨는 “조카가 오랫동안 우리 집에서 자랐다. 오빠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조카가 여섯 살이었는데, 남편이 아이를 입양해 키우자고 했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남편이 먼저 제안했고, 조카에게 정말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봉주의 처조카 입양 사연은 2022년 한 방송을 통해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이봉주는 아내 김민순씨와 2002년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고, 아내의 친오빠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당시 여섯 살이던 조카 김민준군을 입양해 첫째 아들로 삼았다.

김민순씨는 당시 방송에서 “남편이 먼저 조카 입양을 결정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아픈 손가락 같았던 첫 조카를 내 눈에 보이는 게 낫겠다며 데려오자고 해서 정말 고마웠다”며 “옳은 일이라면 미루지 말고, 빨리 하자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봉주 역시 “장을 치르고 첫 조카가 눈에 밟혀, 발이 안 떨어지더라. 아이를 데리고 오자고 했고, 아이가 잘 따라와 줬다”며 “큰 사고 없이 아이가 잘 자라줘서 후회도 없다”고 말했다.
조카였던 민준씨는 당시 “처음엔 불편했는데 점차 생활하면서 괜찮아졌다”며 “아마 고향에 남았으면 낚시나 하고 기술 배워 살았을 텐데, 이곳에 오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이어 그는 “어느덧 고모, 고모부와 함께한 지 13년. 그동안 감사했고, 앞으로도 감사할 마음”이라며 “고된 여정 감사하다, 세 아들 중 첫째 아들 올림”이라는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에 이봉주는 “너무 행복하다. 아이들 키워볼 만하구나 싶다”며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길, 너의 꿈을 펼치길, 뒤엔 고모부가 있다”며 따뜻한 응원을 건네 감동을 더 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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