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피라미드는 어떻게 만들었나’ VR로 탐험하는 고대 이집트

2025-10-12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나일강…고대 이집트 문명을 접하게 되면 누구나 한번쯤 이집트 여행을 꿈꾸게 됩니다. 특히 피라미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수수께끼 같은 건축물 중 하나죠. 고대 이집트 왕인 파라오의 무덤인 피라미드는 기원전 2600년경부터 세워지기 시작했고, 커다란 돌을 정사각뿔 모양으로 층층이 쌓아 올렸어요. 지금까지 발견된 이집트 피라미드는 80여 개인데, 그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쿠푸왕(기원전 2580년경 파라오)의 피라미드로도 알려진 기자의 대피라미드입니다. 기원전 2590~2565년 건설된 이 피라미드는 146m 높이로 약 230만 개의 돌로 이뤄져 있는데, 돌 하나의 무게가 무려 2t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죠.

지금처럼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이집트인들은 어떻게 이렇게 큰 돌을 옮기고 쌓아 올릴 수 있었을지 미스터리한데요. 이 놀라운 피라미드를 이집트에 직접 가지 않고도 가상현실(VR)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열려 화제입니다. ‘쿠푸왕의 피라미드: 고대 이집트로의 여행’은 2022년 파리에서 첫 공개 후 전 세계 200만 명이 경험한 몰입형 콘텐트로 단순히 VR 기기를 쓰고 앉아 영상을 시청하는 게 아니라 VR 영상에 맞춘 공간을 직접 걸으며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 피라미드를 탐험할 수 있죠.

실제 출입이 불가능한 피라미드 내부를 VR 기술로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피터 데 마뉴엘리안 하버드대학교 이집트학 교수와 하버드대 기자 프로젝트팀의 협력으로 검증된 건축적·과학적·역사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했어요. 제작을 맡은 프랑스 VR 콘텐트 제작사 엑스쿠리오(Excurio)의 몰입형 탐험은 많은 방문객의 체험이 동시에 가능하면서도 역사적 재구성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의 환상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특징이죠. 300평에 이르는 공간에서 가상현실을 활용하며, 체험 중 다른 참가자들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VR 체험에서 느껴지는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VR 헤드셋을 장착하면 몇 초 만에 서울에서 1만374km 떨어진 곳, 이집트에서 가장 높은 피라미드의 기슭으로 이동해요. 가이드 ‘모나’와 함께 쿠푸 파라오의 최후의 안식처, 피라미드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자 분명 평평한 바닥임을 알면서도 정말 돌바닥 같아 조심조심 걷게 되고 낮은 통로로 들어갈 땐 머리를 숙이게 되죠.

내부 통로를 지나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왕의 방’에 도착합니다. 파라오의 석관은 중앙에 자리 잡고 있죠. 이때 갑자기 불이 꺼졌어요. 모나가 잠시 방을 떠난 후, 고귀한 보석으로 장식한 근엄한 고양이 바스테트가 등장해 시공간을 넘으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집트 신화에서 나온 그녀는 파라오 시대, 즉 자신의 시대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죠. 이어 이집트 현지에서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는 ‘여왕의 방’도 볼 수 있어요. 이 방은 쿠푸왕의 방처럼 관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피라미드 중앙이자 왕의 방 바로 아래에 있어 여왕이 머물렀던 공간이라고 추측하죠.

고양이 여신과 함께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여행자들은 자유롭게 주변의 사원·피라미드·마스타바(직사각형의 벽돌식 단층 분묘 건축물)를 돌아다니며, 쿠푸왕의 장례 단지의 고대 용도와 현장에서의 최신 고고학적 발견에 대해 배울 수 있죠. 또 쿠푸왕의 유해에 대한 장례 의식(미라화 및 방부 처리)을 보고 파라오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됩니다. 파라오의 미라를 가운데에 두고 슬픈 표정으로 추모하는 사람들과 함께 고대 이집트인의 의식과 신념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요.

45분가량 진행된 탐험은 그야말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롭죠. 스토리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피라미드의 건설 방식부터 그 내부의 공간, 미라를 만드는 방식과 그 이후의 이야기 등 다양한 콘텐트를 경험하게 되죠. 고대 이집트의 역사·종교·신화·기술 등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합니다. VR 헤드셋만 쓰면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로 떠나 비현실적인 풍경을 보고 여왕의 방·피라미드 꼭대기 등 실제론 가볼 수 없는 공간도 탐험할 수 있어요. 생생하게 구현된 가상 공간은 실제로 이집트와 피라미드 내부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전해주며 이집트 여행 버킷리스트를 단번에 실현시켜 줍니다.

‘쿠푸왕의 피라미드: 고대 이집트로의 여행’

기간 2026년 3월 2일(월)까지

장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9 용산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

관람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월요일 휴관, 입장 마감 5시)

관람료 성인 3만원, 청소년 및 어린이 2만4000원(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

* 회차별 정원에 맞춰 온라인에서 티켓이 판매되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할 경우 관람이 제한되거나 입장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사전 예약 추천.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디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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