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빅3’는 최근 해양플랜트, 풍력, 육상설비 등 비주력 부문을 정비하며 조직을 축소해 재편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수주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자,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달 해양설비와 육상플랜트 조직을 통합해 ‘에너지플랜트사업부문(EPU)’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기존 해양 사업 부문(Offshore Business Unit, OBU)과 에너지·인프라(E&I) 사업 부문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해양 사업 부문은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와 해상풍력 설치선(WTIV), E&I 부문은 육상플랜트 및 풍력단지를 담당해왔다.

두 조직 모두 올해 4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고 수주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합은 인력 중복을 줄이고, 공정·설계 부문의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라며 “기존에는 비슷한 업무가 이원화해 운영 효율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핵심 수익원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 수주는 이어지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부문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는 약 20억 달러였지만, 실제 수주액은 약 5억 달러에 그치며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러시아 수주 취소, 브라질 해양플랜트 지연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차질이 잇달아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해양 부문 신규 수주보다는 기존 계약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해양 사업 조직을 슬림화하고, 구조를 설계·조달 중심으로 개편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한 LNG선 중심으로 상선 수주 경쟁력을 키우고, 친환경·자율운항 선박을 개발하는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D현대미포조선과 합병한 HD현대중공업은 대형화를 통해 효율성 극대화에 나섰다. 해양플랜트나 미래 에너지설비 사업보다는 선박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친환경 추진선박과 자율운항 기술 등 미래형 선박 분야 위주로 투자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업계의 이런 흐름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는 회복세지만, 해양설비·풍력플랜트 등은 발주처의 예산 축소나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변동성이 크다. 이에 조선 3사도 일감 확보보다 수익 중심의 선별 수주와 조직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선회 중이다.
다만 향후 과제도 적지 않다.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면 일시적으로 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양플랜트·해상풍력 등은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국내외 발주 환경 변화에 따라 다시 중요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통합과 구조조정이 단기 실적 방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력 유지와 시장 대응 역량을 병행해야 한다”며 “수익성 중심 전략과 미래 성장 전략 간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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