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커지려 다리 늘리는 수술? 목숨 건 도박"…영원히 못 걸을 수도

미용 목적 다리 연장 수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영국 보건당국이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8일(현지시간) 매체 가디언 보도를 통해 다리 연장술이 극심한 통증과 감염, 신경 손상, 장애 위험을 동반한다며 수술을 받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다리 연장술은 1950년대 구소련 외과의사 가브릴 일리자로프가 개발한 시술로, 원래 임상 치료용이었으나 현재는 미용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술 과정은 다리뼈를 절단한 후 수주에서 수개월간 연장 장치로 서서히 늘이는 방식이다. 의사가 다리뼈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금속 틀 형태의 연장 장치를 핀이나 와이어로 고정한다. 최근에는 뼈 내부에 나사형 장치를 삽입하는 방법도 도입됐다.

수술 직후 환자는 수주간 보행이 불가능하며, 이후 수개월간 장치를 조정하며 골절 부위를 점진적으로 벌린다. 이 과정에서 인체가 새 뼈 조직을 생성해 공간을 메운다. 하지만 NHS는 이 시술의 다양한 위험성을 지적했다. 수개월간 극심한 통증을 견뎌야 하고, 뼈가 과도하게 빨리 분리되면 제대로 유착되지 않거나 체중 지탱이 어려울 정도로 약하게 자랄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양다리 길이 불균형, 감염, 신경 손상, 혈전, 영구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NHS 임상개선선택회복 분야 팀 브릭스 책임자는 "몇 인치 더 늘이기 위해 건강이나 생명에 도박을 걸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2006년 위험성을 이유로 이 수술을 금지했으나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개봉한 셀린 송 감독의 로맨스 영화 '머티리얼리스트'에서도 결혼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 수단으로 등장할 정도다.

특히 터키 병원들이 이 수술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최소 5만파운드(약 9400만원)에서 24만파운드(약 4억5000만원)가 드는 반면, 터키 사립병원에서는 2만4000파운드(약 4500만원) 정도면 시술 가능하다. 가격 차이로 인해 의료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보건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