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더 사람+

새빨갛게 흐드러진 동백꽃과 어우러진 노부부의 얼굴.
부부의 머리에서 동백이 피어난 듯 절묘하다.
전남 신안군 암태면 기동삼거리 담벼락,
이름하여 ‘동백 파마머리’ 벽화다.
이 기막힌 절묘함을 인증 사진으로 남기고자
전국에서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찾아들었다.
1004대교가 개통한 2019년 4월부터였다.

부부의 머리를 동백꽃으로 볶은 기획자를 찾아
밤길을 내처 달렸다.
눈 예보에
눈 속 동백을,
눈 내린 동백 파마머리와
그 기획자의 어울림을 상상하면서….

그의 이름은 김지안,
본업은 조각가다.
김지안 작가가 들려주는 벽화 탄생의 내막은
눈 덮인 ‘동백 파마머리’만큼 드라마틱했다.
김 작가는 “살기 위해 신안으로 왔다”고 했다.
너무 지쳤고, 너무 아팠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