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동네에서 자란 지적 장애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마음대로 사용하고 대출까지 받아 빼돌린 30대 남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준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와 남성 B씨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남매 사이인 이들은 2023년 4월 중증도 지적장애인 C씨에게 “휴대전화를 개통해주면 요금을 잘 내고 소액결제는 하지 않겠다”고 속여 C씨 명의로 휴대전화 1대씩을 개통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은 C씨 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7개월가량, 각각 150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지 않았다.
또 A씨는 C씨 명의 휴대전화로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200만원을 대출받은 후 절반가량을 자신의 통장 등으로 빼돌리고, 은행 모바일 앱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는 이 앱카드를 이용해 인터넷쇼핑몰에서 두 달 동안 131회에 걸쳐 총 357만원어치를 결제했다.
오빠인 B씨는 C씨가 은행에서 대출받은 사실을 알고는 “돈을 빌려달라”며 260만원 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고, C씨를 향해 욕설하고, 소리를 지르며 정서적으로 학대하기도 했다.
이들 남매는 어린 시절부터 C씨와 같은 동네에서 자라며 C씨에게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동종 전과가 있고, B씨는 다른 범죄로 누범기간 중 이번 범행을 했다”며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피해자에게 피해금 일부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