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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의문점 중 하나는 타격이다. 뭘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내놓은 답이다. 에둘러 말하긴 했지만, 마이너리그로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은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지인 ‘LA타임스’는 26일 로버츠 감독과 인터뷰를 공개했다. 다저스는 이날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에서 5-11로 패했는데, 로버츠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LA타임스를 포함한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로버츠 감독은 현재 타격 자세를 수정하고 있는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뛸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의 타격을 언급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게 드는 한 가지 의문점은 바로 타격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증명하길 바란다”며 “(김혜성이 상대하는) 투수의 공이 분명 (KBO리그보다) 더 빠르다. 배트를 컨트롤하면서 투수의 공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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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가능성에 대해 아니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는 말도 아닌 애매모호한 표현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투수들의 공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김혜성이 시범경기 타격에서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할 경우 마이너리그도 갈 수도 뜻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김혜성은 시범경기 초반 타격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21일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8번·2루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던 김혜성은 23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2타수1안타를 기록해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이날 시애틀전에서 4회말 베츠 타석에 대타로 들어선 뒤 세 타석에 들어섰으나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합류 후 타격폼 수정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수정된 타격폼에 적응도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KBO리그보다 훨씬 더 빠른 공에 적응을 해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지난해 고우석처럼, 김혜성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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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이정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