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스트(PC사랑)-시장경제 2025년 연중 공동기획
2월호 커버스토리 : 현대전 게임체인저 드론 대해부
'러시아-우크라' 전쟁, AI 드론 맹활약
GPS 기반 드론에 AI 적용했더니
학습한 타깃 끝까지 추격, 정밀 타격
"AI 드론 더 강해진다"... '합동작전' 수행
방어에도 AI 활용... '안티 드론' 진화
KAI, 미래전 대응 ‘AI 파일럿’ 개발
'가성비' 중요... '민간·군용 융합' 필수
장거리 비행데이터·원천기술 확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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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스트(PC사랑)=최종희 기자] 2000만원대 무인공격기(이하 드론)가 그보다 35배 비싼 70억원 상당 탱크를 맹렬히 추격, 격파하는 장면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러시아군의 주력 탱크를 실제로 격파하는 모습이었다. 미래 전장의 양상이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을 예고한 장면이다.
드론의 맹활약은 전투력 차이가 최대 10분의 1에 불과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맞서 3년 가까이 버텨낼 수 있었던 전력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장한 드론은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누구도 대응할 수 없는 무기체계로 진화 중인 드론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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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전장에서 드론의 활용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기존 드론은 위치측정장치(GPS)를 기반으로 공격 대상 목표물의 위치를 먼저 정해놓고 타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GPS 값이 고정된, 즉 움직임이 없는 적을 상대할 때는 유용하지만 이동하는 목표물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던 셈이다. GPS 전파를 교란하는 적의 방해로, 미사일을 엉뚱한 곳에 날릴 우려도 존재해왔다.
하지만 AI는 드론의 전투력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GPS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적을 끝까지 추격, 물리치는 강력한 군사 무기가 됐다. 영상이나 이미지로 학습한 목표물을 확인하면, 빠른 속도로 달아난다고 해도 정확한 타이밍에 미사일을 발사, 명중시킬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드론에도 이러한 AI 기술이 적용됐다. 해당 기종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라는 드론이다.
드론의 전투력은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드론이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수백대가 협업해 적을 공격하는 방식(군집 드론)의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지상의 로봇, 해상의 무인선박과 공동 작전을 펼치는 기술도 10년 내에 상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군집 기술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에 적극적이다. 사람이 직접 조정하는 유인기와 복수 드론을 혼합해 '한 팀'처럼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유무인 복합 편대 운용을 준비 중이다. KAI는 지난해 2월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을 포함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 구축에 1025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드론과 관련한 핵심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드론의 공격이 정교해지려면 학습용 데이터가 많아야 한다. 드론이 이동할 때 영향을 미치는 하늘 위 온도나 풍향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이들 데이터는 드론의 자율주행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드론 비행 장소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총 23개 지자체의 47개 구역이 '드론특별자유화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들 구역에서는 드론 비행에 대한 사전 규제를 면제·간소화한다. 다만, 이들 구역 중 상당수가 장거리 주행 데이터를 얻기에는 매우 협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론 업계 한 관계자는 "반경 3km 이내 장소가 태반"이라며 "민수용 제품도 1시간 동안 70km를 날아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긴 거리를 주행해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통신 관련 기술도 AI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주파수 호핑(Fre-quency Hopping)'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드론을 활용한 미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호핑은 드론 공격을 무력하기 위해 무선 통신망을 교란하는 '재밍(Jamming) 공격'을 막아내는 기술이다. 특정 주파수를 해킹하는 공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드론과 드론, 혹은 드론과 관제센터가 정한 약속대로 주파수를 주기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민간용 드론은 1초에 100회 정도 주파수 호핑을 진행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호핑 분야 기술력은 미국, 유럽, 이스라엘이 가장 앞서있다"며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유 중이지만, 관련 통신장비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숙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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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AI 파일럿' 개발에 속도를 낸다. 미래 전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드론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국방비 절감, 병력 보호, 효율적인 전투 수행 등을 기대하고 있다. AI 파일럿은 드론을 조종하는 것은 물론 표적을 식별하고, 전장 상황을 분석, 대응책까지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KAI는 작년부터 축소형 다목적 드론에 AI 파일럿을 탑재, 시험비행을 진행 중이다. 실증 단계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가상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AI 파일럿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2030년에는 완전 자율형 AI 파일럿 전투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AI와 더불어 국내 대표 방산 기업인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드론에 AI를 접목, 미래 전쟁 대비에 나섰다. 두 회사 모두 '안티드론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드론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과 전파 등으로 비행을 중지시키는 '소프트킬' 등으로 나뉜다. 하드킬 분야에서는 한화가, 소프트킬에서는 LIG넥스원이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한화는 새 떼로 오인하기 쉬운 드론 객체를 구분하는 데 AI 기술을 활용한다. 탐지 센서 등으로 찾아낸 적 드론 관련 데이터를 분석, 적합한 대응 체계를 AI가 실시간 제시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LIG넥스원은 AI 기반으로 적을 찾아내고,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드론 업계 한 관계자는 "군사용 드론 역시 가성비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시에는 민간에서, 전시에는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융합형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하드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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