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전략광물 '안티모니', 국가핵심기술 지정될까

2025-03-21

글로벌 무역전쟁과 중국의 수출 통제 여파로 전략광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제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관심이 모인다.

제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문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고려아연의 격막전해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제조기술 등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전문위 의견을 참고해 최종 판정을 내리게 된다.

안티모니는 납축전지·케이블·반도체·난연제·항공 우주용 내장재 등 폭넓게 쓰이는 핵심 소재다. 특히 무기 제조 원료로 사용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중요하게 관리하는 전략 광물 자원이다.

국내에서 안티모니 생산 기술력을 갖춘 곳은 고려아연이 유일하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안티모니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건의서를 산업부에 제출했다. 종래의 건식 제련법과 달리 습식 공법을 적용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뿐 아니라 제조원가도 40% 절감하면서도 순도를 높일 수 있다.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두고 외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고려아연이 현재 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이 사모펀드인 MBK에 M&A를 당한다면 향후 해외에 매각되거나 고려아연이 보유한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부도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일부 연방 하원의원들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얻을 경우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장악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국무부도 20일 "핵심광물 생산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는 미국과 동맥국들의 경제 및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이는 행정부와 국무부의 핵심 사안"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 및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국내에서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게 되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상대로 한 해외 M&A, 합작투자 등 외국인 투자는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에 매각할 수도 없다.

전 세계적으로 안티모니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 만큼 고려아연의 생산 기술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대 안티모니 생산국인 중국이 최근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난도 가중되고 있다. 안티모니 가격은 지난해 톤당 1월 1만3300달러 수준에서 올해 2월 6만2000달러로 약 1년여 만에 5배 폭등했다.

제련 업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면 전략 광물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해외로의 기술 유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며 "최근 글로벌 전략 광물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국면인 만큼 정부가 해당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는 결단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3500톤의 안티모니를 생산해, 국내 수요를 모두 충당하고 있다. 생산량의 70%는 내수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수출해 왔다. 올해부터는 한·미 경제 안보 협력 차원에서 대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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