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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번타 데이비스(30·미국)가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다수결 무승부(majority draw) 판정을 받으며 챔피언 벨트를 지켜냈다.
데이비스는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라몬트 로치 주니어(29·미국)와 맞붙어 심판 두 명이 114-114, 한 명이 115-113으로 데이비스 우세를 판정하며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
다수결 무승부는 심판 세 명 중 두 명이 무승부를 선언하고, 한 명이 특정 선수의 승리를 판정했을 때 나오는 경기 결과다. 이렇게 경기가 종료되면 공식적으로 승자가 없으며, 챔피언이 방어전이었다면 타이틀은 유지된다. 다수결 무승부는 완전한 무승부(심판 3명이 모두 무승부를 줌)보다는 논란이 클 수 있는 판정 방식이며, 종종 재대결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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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은 9라운드에서 나왔다. 데이비스는 로치의 타격 없이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 데이비스는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나 코너로 가서 수건을 받아 잠시 안면을 닦는 동작을 취한 뒤 돌아왔다. 주심은 자초지종을 파악하기 위해 데이브스와 이야기를 나눴다. 무릎을 꿇은 순간부터 경기가 재개되는데는 약 24초가 흘렀다. 주심은 이를 다운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로치는 경기 후“상대가 자진해서 무릎을 꿇었고, 심판이 카운트를 세지 않았다”며 “이건 규정상 다운이다. 만약 제대로 판정했다면 내가 이겼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데이비스는 “이틀 전에 미용실에 갔다”며 “헤어 제품에 있던 기름기가 흘러내려 눈을 자극했다”고 해명했다. 영국 매체 BBC는 “복싱계에서 이번 판정은 로치로부터 챔피언 벨트를 강탈한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고 전했다. 4체급 챔피언 테런스 크로포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로치가 이긴 경기였다. 자진해서 무릎을 꿇었는데 다운이 아니라고? 이런 판정은 본 적 없다”고 적었다. 로치는 즉각 재대결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