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통신 장비 업체 쏠리드(SOLiD)가 세계 중계기(DAS) 업계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통신 인프라 수준이 높은 선진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 검증을 받은 DAS와 신사업인 오픈랜을 활용해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승희 쏠리드 부회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쏠리드는 인빌딩 통신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세계 3위 수준으로 성장했고, 계속 노력해 나가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작년 쏠리드의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은 모바일 엑스퍼트 기준 15%다. 지난 2021년 7%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며 컴스코프(23%), JMA(18%)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작년 매출 중 수출 비중은 78%에 달한다. 북미·유럽·일본 중립망 사업자(Neutral Host), 철도·지하철 등 공공 인프라 고객, 정부·민간 통신사 등 다수 고객사를 확보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승희 부회장은 “쏠리드 DAS는 멀티캐리어·멀티밴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구조적 설계와 고밀도 트래픽 환경에서도 안정적 품질을 보장하는 기술력이 강점”이라며 “단순한 커버리지가 아니라 '복잡한 환경에서도 예측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라는 점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쏠리드 성장 배경은 '뚝심 경영'이다. 쏠리드는 영국에서 오랜 기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약 10년 동안 현지 주재원을 철수시키지 않고 시장 개척을 이어갔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이 뚝심은 유럽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런던 지하철' DAS 공급 수주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쏠리드는 이후 웸블리 스타디움, 올드 트래포드, 히드로 국제공항 등 영국 내 주요 거점에 DAS를 공급하며 현지 시장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10년 매출이 미미한데도 꾸준히 투자하는 뚝심이 수출 주도 기업으로 만들었다”며 “해외 사업을 위해 '기술력 기반의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철저한 품질 관리와 빠른 기술 대응을 통해 고객 신뢰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쏠리드는 향후 DAS 사업에서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의 기존 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유지하는 동시에 이미 성과를 거둔 공항, 철도, 지하철 등 대형 인프라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축적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DAS 사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더욱 강화, 확실한 캐시카우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신사업인 오픈랜 사업에서도 개발과 상용 매출 확보에 주력한다. 최근 AT&T 등 주요 통신사들이 오픈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개화 단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쏠리드는 연간 100억~200억원 규모의 상용 장비 매출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오픈랜(Open RAN)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선정돼 미국 정부로부터 약 2768만달러(약 397억원)의 재정 지원을 받기로 했다. 향후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 시장에서 기술 고도화와 고객 기반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매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승희 부회장은 “미래 6G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NTN 통신, 위성 분야 등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25년간 2G·3G·4G·5G·O-RAN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그 기술을 잘 습득하고 제품을 개발하면서 성장했다. 다가오는 6G 시대에도 세계 1위라는 목표를 꼭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