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비상입법기구 쪽지 증거 채택…김용현 "내가 쓰고 최대행에게 전달"

헌재, 비상계엄 선포 당일 최상목에게 건네진 비상입법기구 쪽지 증거 채택

문형배 "증인신문 통해 증거 진정성 성립…증거법칙 어긋남 없어 증거로 채택"

김용현 전 국방장관 "해당 쪽지 내가 작성…쪽지 원본 존재한다는 사실 알아"

윤 대통령 측 "모르는 서면" 증거 부동의 뜻 밝혔으나 재판부 안 받아들여

비상계엄 선포 당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네진 이른바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의 증거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제가 작성해 실무자를 통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헌재 심판정에서 열린 4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증거의) 진정성이 성립되고, 여러 증거법칙에 어긋남이 없어 증거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해당 쪽지를 본인이 작성한 게 맞는지를 묻는 문 권한대행의 질문에 "(본인이 작성한 문서의 사본이) 맞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또 증거로 제시된 해당 쪽지의 사본에 대해 원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모르는 서면"이라며 부동의 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누가 작성했느냐는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송진호 변호사 신문에 "제가 작성했다"며 "(비상계엄 국무회의 당시) 실무자를 통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쪽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해당 쪽지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제목으로 ‘예비비 조속 편성’, ‘국회 관련 각종 운용자금 완전 차단’, '국가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재판부는 다만 해당 쪽지에 적힌 숫자 ‘8’ 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만 증거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