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1473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시슬리 서울오픈 챌린저(총상금 13만3250달러) 단식 16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대회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정윤성(704위·안성시청)을 2-0(7-5 6-3)으로 제압했다. 정현이 챌린저 이상 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한 것은 2019년 10월 ATP 투어 이스트방크오픈 1회전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정현은 2018년 1월 호주오픈에서 4강까지 올라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냈고, 단식 세계 랭킹 19위까지 올라 한국 선수 최고 랭킹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크고작은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2019년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몇 번의 재기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정현은 지난해 6월 윔블던 단식 예선 1회전에서 승리한 뒤로도 다시 1년 넘게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지난 9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대회로 다시 코트에 섰다. 당시 대회에서는 두 차례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챌린저 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기회를 얻은 정현은 경기 뒤 “아직 완전한 경기력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한 경기를 더 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경기장에 들어가면 기쁘기도 하고, 떨리고 또 실수가 두렵기도 해서 여러 감정이 느껴지는데 이런 긴장감은 경기하면서 극복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발 헤어 스타일에 체중을 2∼3㎏ 정도 감량하는 등 변화를 준 정현은 “9월 퓨처스 복귀 이후 계속 경기를 뛰고 있는데, 이렇게 조금씩 자신감을 찾다 보면 부상 우려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몸 상태는 괜찮고, 앞으로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언젠가는 메이저 대회 메인 스타디움에서 다시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재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현의 16강 상대는 리 투(184위·호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