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실적 발표 후 주가-거래량 터졌다
AI SoC 부문 독보적인 기술력
2032년까지 시장 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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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반도체 테스트 장비와 로보틱스를 양대 축으로 하는 테라다인(TER)이 7월 말 이후 강한 랠리로 월가의 시선을 끌고 있다.
7월29일(현지시각) 장중 90달러를 밑돌았던 주가가 31일 112.56달러까지 뛰었고, 8월1일 104.16달러로 후퇴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가파른 주가 상승 이외에 대규모 거래량에 시선을 집중했다. 강한 랠리와 함께 거래량이 2000만주를 상회, 일일 평균치의 5배를 웃도는 '폭발'을 연출한 것.
이 같은 거래량은 소위 개미들보다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투자 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공격적인 '사자'에 뛰어든 흔적에 해당하고, 업체의 향후 이익 성장 가능성에 강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숏커버링이 주가 단기 급등에 힘을 실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단기 급등 직전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테라다인 전체 유통 주식 가운데 공매도 물량이 4.3%로 파악됐다. 공매도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발생한 이른바 '강제 매수'가 주가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투자자들이 업체의 주식을 적극 '입질' 한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AI) 모멘텀이 분명하게 확인된 데서 이유를 찾는다.

2분기 업체의 매출액과 비(非) GAAP(일반회계원칙) 기준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6억5200만달러와 0.57달러로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 가운데 반도체 테스트 장비 부문의 매출액이 4억9200만달러에 달했다.
업체의 경영진은 AI에 사용되는 시스템-온-칩(SoC, System-on-Chip)) 부품을 테스트하는 데 필요한 장비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해당 사업 부문의 매출 호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중장기 추세적인 상승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칩을 테스트하기 위한 장비 사업이 구조적인 성장 모멘텀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실물경기와 강하게 연동하며 순환적(cyclical) 특성을 보이지만 AI 혁신이 보다 강력하고 장기적인 구조적(secular) 트렌드를 일으키고 있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AI 모델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 칩도 크게 복잡해지고,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최첨단 부품을 정확하게 테스트하는 고도화된 장비가 필수다.
바로 이 지점에서 테라다인의 강점이 드러난다. 기존의 SoC 이외에 AI SoC이 등장하면서 경쟁력 있는 테스트 장비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AI SoC는 하나의 칩 안에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신경망처리장치), 메모리, 통신 모듈 등을 모두 집적해서 AI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다. CPU와 GPU, 메모리, 기타 기능을 하나의 칩에 담은 전통적인 SoC에서 진일보한 기술인 셈이다.
NPU와 AI 전용 프로세서인 TPU(텐서처리장치), AI 가속기, AI 연산에 최적화된 아키텍처 등을 모두 탑재한 칩은 이전 세대 반도체에 비해 커다란 강점을 지니고 있다.
AI 연산을 위해 별도의 칩들을 여러 개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력 소비를 대폭 절약하는 한편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직접 AI 연산을 처리할 뿐 아니라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어 이른바 엣지 AI 시대에 최적화된 칩이라고 IT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뉴런 엔진을 탑재한 애플의 A17 프로와 M4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 구글의 텐서 G4 등이 모드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이들 복잡한 AI SoC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일은 고난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I 연산 로직의 테스트와 NPU 성능의 검증, 여기에 전력 효율성 측정과 발열 관리 테스트까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테라다인의 장비가 이를 충족시킨다는 것. AI 시대 업체의 강력한 존재감이 2분기 실적을 통해 확인된 셈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실 2분기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11% 감소했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반도체 칩 테스트 장비 부문의 판매 급증에 의미를 실었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일수록 과거보다 미래에 무게를 둔다는 것.
2분기 실적이 주가 상승의 불을 당겼다면 3분기 전망치는 기름을 부은 격이다. 테라다인은 2025년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7억1000만~7억7000만달러로 제시했다. 중간값은 7억4000만달러로, 이를 기준으로 할 때 2분기 대비 13.5%의 외형 성장을 예고한 셈이다.
3분기 비 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역시 0.69~0.87달러로, 중간값 0.78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경영진은 2분기 대비 37%에 달하는 이익 성장을 예고했다.
매출액과 이익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이던스는 미래 수요에 대한 확신이 클 때만 가능한 일이다. UBS가 보고서를 내고 업체의 목표주가를 130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등 투자은행(IB) 업계는 전망치 확인 후 강세론을 쏟아내고 있다.
업체가 AI 기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 엔진을 손에 쥐었다는 사살이 확인되자 월가는 주가 상승 사이클이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킹스 리서치를 포함한 시장 조사 업체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반도체 테스트 장비 시장 규모는 140억~150억달러로 예상된다. 전체 테스트 장비 시장에는 AI와 5세대(5G) 이동통신, 자동차, 소비가전 등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가 포함되고, AI 반도체에 대한 테스트 장비 수요는 가장 빠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SoC와 HBM, D램 등 AI용 고성능 반도체의 복잡성과 정밀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AI 반도체 테스트 장비 수요가 전반적인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AI와 자율주행, 고성능 컴퓨터(HPC),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까지 해당 분야의 확장에 따라 관련 테스트 장비 섹터 역시 가파른 성장을 연출하는 모습이다.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AI 관련 반도체 테스트 장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8% 급증했고, 이 가운데 SoC 및 메모리 테스트 장비가 전체 매출액의 75% 가량을 차지했다. AI와 HPC, HBM 수요 증가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또 다른 시장 조사 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역적으로는 중국과 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이 테스트 장비 시장에서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북미, 유럽도 자국 첨단 반도체 및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시장 성장을 이루는 데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