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개발자 채용 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다. 인공지능(AI) 코딩 실력이 늘면서 신입 개발자 채용 수요가 감소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공격적으로 개발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말 2000여명이었던 직원 수를 올해 말까지 3000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 토스는 왜 지금같은 시기 더 많은 개발자를 필요로 하는걸까. 어떤 인재를 뽑으려 하는 걸까.
김홍수 토스 데이터 부문장은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채용하는 분야는 머신러닝(ML·기계학습) 개발자와 데이터 분석가”라며 토스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필요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문장은 SK플래닛과 카카오페이를 거쳐 2023년 토스에 합류해 데이터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채용을 확대하는 이유는.
이전까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늘리기 위해 각종 프로덕트(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데이터가 많이 쌓였다. 앞으로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 자리 수 이상 개발자를 늘리려 한다.
토스에 쌓이는 데이터는 얼마나 되나.
토스에는 매일 100테라바이트(TB) 규모 데이터가 축적된다. 한 달로 치면 3페타바이트(PB·1페타바이트는 1000조 바이트)에 달한다. 이는 세계 최대 천문대인 '루빈 천문대'가 매달 찍는 초고화질 우주 관측 사진 용량(4PB)과 맞먹는다.
가장 필요한 인재는 누구인가
기계학습(ML) 엔지니어와 데이터 엔지니어를 뽑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고나 커머스(쇼핑) 분야에서 기업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선 기계학습과 데이터 분석이 필수다. 모두 초(超) 개인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쓰이는 기술이다.
AI 개발자는 안 뽑나.
토스는 다른 IT기업처럼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개발할 계획은 없다. 이미 오픈소스로 풀린 LLM을 미세조정(파인튜닝)해서 쓰면 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LLM은 토스가 추구하는 전략과 맞지 않는다.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특정 업무에 컴퓨터를 최적화하는 작업에 LLM의 비중이 크지 않다.
좀 더 설명한다면
기계학습 엔지니어나 데이터 분석가는 AI 개발자와 개발 방향이 다르다. 패턴을 발견해 성과를 예측하는 데 특화됐다. 광고 사업을 키우는 데 더 효과적이다. 비용 최적화에 강점이 있어서다. 커머스 사업도 비슷하다. 이용자의 관심사에 꼭 맞는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선 이용자가 토스 앱에서 어떤 기능을 썼고, 뭘 둘러봤는 지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발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