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불’에 이어 “포항은 돈으로 매수”···김정재에 분노한 포항 시민들 “수사하라”

2025-10-02

지난달 29일 공개 녹취록으로 또 논란

시민단체들, 공동성명 내고 수사 촉구

“과메기도 당선된다는 비아냥 사라져야”

지난 총선에서 단수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관련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앞서 경북 산불 피해를 지원하는 특별법안 처리 당시 “호남에서는 불 안 나나?”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포항시농민회와 경북사회연대포럼, 포항환경운동연합은 2일 공동성명을 내고 “김 의원의 녹취록은 그동안 포항에서 치러진 총선이 금권에 의해 부정하게 이뤄졌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폭로한 것”이라며 “수사당국은 포항지역 공천 전반에 대해 전면 수사하라”고 밝혔다.

김 의원과 관련된 녹취록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공개됐다. 해당 녹취록에는 김의원과 지난해 총선 당시 친윤계 핵심으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었던 이철규 의원이 지난해 1월31일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겼다.

당시 김 의원은 이 의원에게 “단수공천을 해달라”며 “포항 같은 데는 돈으로 매수를 한다. 보통은 3억에서 5억을 주고 캠프를 통째로 지지 선언을 하게 한다. 그게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이게 걸리면 우리 당이 망하는 건데, 예전에 (경선을) 할 때도 다른 후보가 저한테 돈을 5억을 요구하더라”라며 “지금 또 돈이 오가는 분위기가 약간 나오고 있다. 그런 게 있기 때문에 경상도는 (여론조사가) 세 배씩 차이 나면 그거는 (단수공천으로) 정리를 해주시면 좋다”고 했다.

포항 북구에서 재선을 지낸 김 의원이 3선에 도전하며 지역구의 선거 관행을 언급한 뒤 같은 친윤계인 이 의원에게 단수공천을 청탁하는 내용으로 읽힌다.

포항시농민회 등은 “‘공천받으면 과메기도 당선된다’는 비아냥도 이제는 사라져야한다”며 “현역 의원이 스스로 폭로한 범죄행위에 관련자는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정당과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포항의 보수 인사들도 김 의원의 사퇴와 출당을 공식 요구하고 있다. 포항시개발자문위원연합회는 지난 1일 서울 국민의힘 당사로 찾아와 김 의원의 출당 요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사퇴 불이행 시 포항에서 국민의힘 당원들과 탈당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의 금품관련 의혹은 22대 총선 두 달 전에도 있었다. 포항 북당협 홍보특보를 지낸 박광열씨가 의원 사무실 간판 교체비용 2500만원과 변호사비 대납 등 수천만원을 김 의원에게 갈취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김 의원이 공천한 시·도의원 4명도 김 의원의 사퇴와 총선 불출마를 촉구했으나, 김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달 25일 경북 대형산불 피해를 지원하는 특별법안 처리 당시 “호남에서 불 안 나나?”라고 소리를 질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기권 표결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상도 말로 짧게 축약해 말하다 보니 그렇게 표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시절인 2023년 3월 지역구 한 경로당에서 자신에게 당신이라고 말한 어르신을 향해 “누가 당신 밑이냐. 어디다가 지역 국회의원한테 당신 밑이라는 얘기를 하느냐. 당장 사과하라”고 고함을 질러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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