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업무에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큰 조직입니다. 내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성원의 95%가 데이터를 업무에 활용한다고 답하기도 했다고요. 아마 이처럼 구성원들이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잘 활용하는 건 많은 회사의 꿈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IT 스타트업 선봉장인 우아한형제들조차도 구성원들의 데이터 활용 능력을 높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우아한테크콘퍼런스2024(이하 우아콘)’에서 우아한형제들 성한영 팀장은 “데이터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다루는 것에 대한 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며,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상향 평준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를 쓴다고 해도 제대로 추출했는지, 원하는 데이터를 잘 보고 있는지 등 여러 고민이 생기니까요.
성 팀장이 마련한 서비스는 우아한형제들의 AI 전문 분석 서비스 ‘물어보새’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아한형제들의 내부 데이터를 불러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데이터 탐색기입니다. 참고로 ‘물어보새는’ 우아한형제들의 사내 해커톤에서 수상한 서비스입니다. 원래 각기 다른 일을 하던 이들이 뭉쳤으나 현재에는 프로젝트 성과를 인정받아 ‘바다(BADA)’팀으로 묶여 움직이고 있다네요.
바다팀은 데이터 리터러시를 4가지 요소를 고려해 정의합니다. 성한영 팀장은 “데이터에 대한 이해, 데이터 생성, 데이터 분석, 데이터 기반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로 말했습니다.
물어보새는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높이기 위해 물어보새에 4가지 핵심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먼저 데이터 디스커버리는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주는 기능이며, ‘텍스트-투-SQL(Text-to-SQL, Structured Query Language)’은 텍스트를 SQL로 변환합니다. 에이전트 에널리틱스는 에이전트 워크플로우의 개념을 따 만든 기능으로, 데이터를 따와 가설을 검증하고 다시 탐색해 패턴을 규명하는 작업입니다.
특히 성 팀장은 데이터 디스커버리와 텍스트-투-SQL를 강조했네요. 데이터 디스커버리는 데이터 생성을 돕는 답변을, 텍스트-투-SQL는 데이터 이해를 돕는 답변이라는데요. 특히 텍스트-투-SQL 경우, 복잡한 쿼리문도 30초에서 1분 이내로 답변한다고요. 답변은 조회 기간, 추출 조건 활용, 필요 테이블 선별, 집계 함수, 비율 계산, 쿼리 요약을 포함합니다. 주석이 없는 쿼리문도 해석해 30초 안으로 쿼리 정보 요약과 구문 단계별 설명, 테이블 메타 정보 등을 제공한다네요.
이처럼 물어보새를 계속 이용하면 데이터 리터러시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성 팀장의 설명입니다. 성 팀장은 “처음에는 쿼리로 시작했다가 테이블까지 간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물어보새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는 체계화, 효율화, 자동화,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입니다. 체계적인 정보 수집, 그리고 효율적인 정보 탐색을 위한 검색 기준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바다팀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매일 정보를 수집하고, 사내 정보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파라미터 등을 활용해 효율화를 시도했고요.
365일 24시간 상시 빠른 응답이 가능하도록 자동화하고 업무 소통에 익숙하도록 접근성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거죠. 우아한형제들 경우 한 번 답한 질문은 GPT 캐시DB 등을 이용해 다음에 같은 질문이 들어오면 바로 응답할 수 있도록 하고, 공식 소통 채널인 슬랙에 물어보새를 개발했다네요. 성 팀장은 “LLM(대형언어모델)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험하고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 LLLOps 환경을 구축해서 이렇게 수집한 사용자 의견을 지속적으로 서비스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 바다팀이 신경 쓴 부분은 편의성에 더해 친숙함인데요. 이규철 매니저는 “사용자의 편리성도 좋지만, LLM기반 서비스는 친숙함이 중요할 때가 있다”며, “토탈서포트디자인팀의 도움을 받아 친숙한 디자인의 캐릭터를 제작했다”고 말했네요.
바다팀은 올해 상반기 개발을 시작해 현재 계속 고도화하고 있는 물어보새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직까지는 현재는 업무 보조 단계 수준이라는 설명이고요. 이날 발표자들은 “물어보새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다양한 기업들이 데이터 리터러시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조직원들의 데이터 리터러시를 높이고 싶은 기업들은 우아한형제들의 문법을 참고해도 좋겠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