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일반 토론 발언으로 장장 25시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1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코리 부커 상원의원(뉴저지주)은 상원 본회의에 출석해 지난달 31일 오후 7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의 행보에 대해 항의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의 현재는 정상적인 시기가 아니다. 그렇게(정상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연 부커 의원은 이날 '몸이 버티는 한 오랫동안 연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학 미식축구 선수 출신인 부커 의원은 실제로 질문을 받는 잠깐 시간을 제외하고는 식사와 화장실도 가지 않은 채 발언을 이어갔고, 1일 오후 7시 20분께 25시간 5분이라는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장 연설 기록은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던 스트롬 서먼드가 1957년 당시 민권법에 반대해 진행한 필리버스터(filibuster; 특정 법안 통과 등을 방해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 연설로 기록한 24시간 18분이었다.
부커 의원은 필리버스터에 해당하지 않은 일반 토론 발언이다. 미국 상원을 토론 발언에서 발언 시간을 제한하지 않는다. 다만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화장실에 가는 경우 발언권을 상실할 수 있다.
이에 부커 의원은 연단에서 의자를 치워버렸고, 식사를 하지도, 화장실에 가지도 않은 채 25시간 넘게 자리에 서서 발언했다. 발언을 시작한 지 7시간이 넘어선 뒤에는 동료 의원들이 질문을 던져 그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도 했다.
부커 의원은 연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의료, 교육, 이민, 국가 안보 등을 비판했다. 여기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에 대한 비판도 포함됐다.
부커 의원은 “도덕적 순간이다. 좌파와 우파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다. 옳은 문제에 나서자(Let's get in good trouble; 미국 인권운동가 존 루이스가 자주 했던 말)면서 발언권을 넘겼다. 이어 비틀거리며 연단을 내려오는 그에게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올해 55세인 부커 의원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뉴저지주 뉴어크의 시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는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