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수십년 과제 '인력난'...외국인 유입 이끌 비자 연장·확대돼야
돼지 도매시장, 출하장려금 지원 등 인센티브 '정상화 힘쓸 때'
돼지 등급제, 권고사항 전환을...계란등급 판정, 시설·장비 지원
인력난, 도매시장, 등급제. 꽤 오래됐지만,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축산물 유통 업계 현안이다.
축산물유통단체협의회(회장 김용철)는 지난 20일 안양에 있는 성지스타위드에서 2025년 제1차 대표자 회의를 열고, 축산물 유통 업계 현안과 그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이날 현안에 대한 단체별 주요 건의내용을 들여다본다.
현장 인력난 해소 방안 -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축산물 도축, 가공 산업에서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내국인을 뽑을 수 없다. 특히 젋은 내국인은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대로라면 10년, 20년 후 산업의 지속가능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외국인이 대안이다.
E-9 비자에 대한 체류기간을 10년까지 연장해줬으면 하는 요청이다.
올해 도축업에는 E-7-3(일반기능인력) 비자가 시범 도입됐다. 석사 이상 학위, 5년 이상 근무경력 등 조건이 까다롭다. 식육포장처리업체도 E-7-3 비자가 확대됐으면 한다.
외국 현지에서 기술교육 후 직접 채용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시급하다.
임금체불, 폭행 등 인권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사업장 변경 금지를 강화해야 한다. 최저임금제 적용 배제도 검토해줬으면 한다.
돼지 도매시장 정상화 - 한국식육운송협회
돼지 도축물량 중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물량은 2~3%에 불과하다. 더욱이 계속 감소 추세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기준가격이 왜곡되고 등락폭이 크다. 그 사이 축산물 수급조절, 공정가격 유지 등 도매시장 공적기능이 사라져버렸다.
정부, 관련단체 등은 이러한 돼지 도매시장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고급육 출하장려금, 계통출하 선급금, 거래인 지원책, 자조금을 통한 상장 지원 등 돼지 도매시장 출하를 활성화할 인센티브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우수 도매시장에는 운영자금을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
돼지도체 등급제 개선 방안 -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돼지 등급제는 소비자 선택기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돼지고기를 살 때 굳이 등급을 살피지 않는다. 심지어 돼지고기 등급제(돼지도체 등급판정기준 제도)를 모르는 소비자도 상당수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등급판정 간소화, 냉도체 판정(자율), 가공단계 품질인증(삼겹살 품질 구분) 등 돼지도체 등급제 개선(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돼지 등급제 개선(안)을 현실에 맞게 더욱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다.
우선 등급제 의무규정을 권고사항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한다.
냉도체 상태로는 등심 육질 판정만이 가능하다. 삼겹살 육질 판정은 쉽지 않다. ‘냉도체 등심 판정’으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
삼겹살 품질 인증은 삼겹살 품질기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현행 돼지도체 등급제 개편과는 별개 추진을 검토해야 한다.
등급판정란 제도 개선 - 한국계란산업협회
단체(학교) 급식에서는 1등급 계란만을 요청한다. 또한 많은 영양사들은 등급란 납품을 선택한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산란계농장, 계란유통 소상공인은 영세하기 때문에 등급판정사업을 신청하기 어렵다.
결국 계란 등급판정 제도가 대기업에 유리하다.
또한 계란은 공산품이 생물인만큼, 시간이 지나면 품질등급이 변화된다. 즉 계란이 부패된다고 해도, 처음 1등급 계란이라면 부패돼도 1등급 계란으로 평가받게 된다.
국내 유통 계란은 대다수 1등급 계란이다. 하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등급판정 계란이 더 좋은 계란으로 오인받게 한다.
계란 등급판정제를 폐지 또는 의무도입하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 등급판정 시설·장비를 지원할 필요도 있다.
이밖에 이날 협의회에서는 축산물 소비홍보 지원 확대, 쇠고기 1++등급 품질기준 조정, 계란이력 온라인 전산신고 폐기, 계란 껍데기 생산자고유번호 한글표기, 지입차 축산물 운반 위생관리 강화, 우족 판매방식 전환 등이 제안됐다.
김용철 회장은 “경기 부진 등에 따라 축산물 소비 시장이 꽁공 얼어붙었다. 앞으로도 우수 축산물을 유통·공급해 국민건강과 식량안보에 도움이 되는 축산물 유통 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