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상도동 전세사기 피고소인에 PG사 대표 포함
2023년 6월 건설사 인수한 후 관리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수 전부터도 토지 사고파는 등 관계 있어
부동산 유튜버 TV러셀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계약 중개하기도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서울시 동작구 전세사기의 피고소인 중 지급결제대행(PG)사 대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PG사는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켜 '제2의 티메프' 사태로 알려져 있다.
PG사의 대표 김모 씨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로부터 720억원 규모의 선(先)정산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5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동작구 상도동 A빌라 세입자들은 지난달 PG사 대표 김모 씨와 그가 2023년 6월 인수한 건설업체 B사를 사기·공모·배임혐의 등으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다.
현재 B건설사가 건축한 A빌라는 임차인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깡통전세' 상태에 이르렀고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세입자들은 해당 PG사의 모기업이 A빌라를 지을 토지에 생긴 위험부담을 묵인했을 뿐 아니라, B건설사를 인수한 뒤 관리도 소홀히 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3년 6월경 PG사의 모기업은 B건설사를 약 5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세입자들은 인수가 이뤄지기 전부터 A빌라에 대한 범죄공모 혐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PG사 모기업은 B건설사를 본격적으로 인수하기 전인 지난 2020년부터 관계를 맺어 왔다.
A빌라의 토지등기부등본에 따르면 PG사 모기업에 속한 한 건설사는 지난 2020년 9월경 A빌라가 건설될 토지를 25억원 가량에 매입했고, 이후 2021년 12월경 B건설사로 3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B건설사는 토지에 대한 근저당액(빚)을 총 46억원까지 높여 위험부담을 늘렸다. 일반적으로 근저당액이 높은 건물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깡통전세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등기부등본으로 이러한 정황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음에도 PG사 모기업이 B건설사를 인수했다는 것이다.
세입자들은 김 씨가 B건설사 인수 이후에도 의도적으로 전세사기를 터뜨리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씨가 건물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B건설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수가 이뤄진 뒤 종업원의 수는 7명에서 3명까지 줄어들었다. 또한 A빌라의 공용전기세와 수도세 등 공과금을 계속 연체해 끊어지지 않게끔만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B건설사가 지은 주택은 사건이 일어난 서울시 동작구뿐 아니라 관악구, 양천구, 성북구, 서대문구에 30여채 분포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B건설사의 자산 총계는 383억원에 달한다.
한편 A빌라가 완공된 후 TV러셀이 운영중이던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임대차계약을 독점으로 중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TV러셀은 구독자 약 58만명을 보유한 부동산 리뷰 전문 유튜버다.
공인중개사들은 전세 보증금을 받고 난 뒤 감액등기를 해(전셋돈으로 건물의 빚을 갚아)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으나, 이 또한 이행되지 않아 일부 세입자들은 공인중개사도 사기에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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