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쇼, 특별전 부스서 ‘화가 조부수 작품전’ 개최

2024-11-19

오는 21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인천아트쇼’의 특별전 부스에서 열리는 ‘조부수 작가’는 그의 특별한 이력으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인천 태생인 그가 국내 화단에 등장하면서 자신의 작품 수천 점을 난지도에서 불태우는 기행을 보였다. 이는 당시 1980년대를 휩쓸던 한국 미술시장의 상업주의와 미술계의 패권주의에 도전하는 듯한 오해와 주목을 받았다. 그 행위는 그의 뛰어난 작품성이 최소한 받쳐준 결과로 비난보다는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양해됐다.

그의 탁월성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면서 이를 일찌감치 알아본 현대, 선, 미 등의 국내 최대 화랑은 물론, 김환기를 미국 화단에 데뷔시켰던 뉴욕 딘텐파스갤러리를 포함해 유럽 유수의 갤러리들까지 앞다퉈 초대전을 열어주면서 1990년대는 온전히 그의 시대였다.

국내외 유명 평론가들의 다양한 작품평의 일치된 해석은 생명력 있는 색채와 조형의 세련된 조화와 긴장이 빚은 독특한 자기표현이라고 한 점이다. 뉴욕의 저명한 비평가 게리트 헨리(Geritt Henry)는 “한국에서 온 조부수는 당시 세계 조류(개념·정치·젠더미술 등)에 기웃거리지 않고 ‘고전적인 그림그리기’의 바탕에 근거해 투철하게 이룩한 추상화 중에서도 신표현주의의 새로운 세계에 용감하게 뛰어들었다”고 정리했다.

그 후 10년간의 은둔생활을 마친 그는 2011년 그 전의 작품과도 또 다른 색채와 조형의 새로운 시도를 선화랑 개인전에서 선보였다. 1990년대 국내외 화단을 진동시켰던 추상표현주의에 중첩된 상징들의 해체와 혼합의 이미지에서 한결 구상화된 구도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로 심화된 작품성을 보여주었다.

그 후,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종교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공주의 유명한 황새바위순교성지의 벽화와 바닥화를 도자기로 완성하는 엄청난 작업량의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는 거기서 무리해서 얻은 병으로 2017년 작고했다. 그의 작품들은 2년 전 서울 종로 동숭갤러리에서 열린 ‘5주기 유작전’에서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사람은 떠나도 예술은 남는다’는 말은 아쉽게 세상을 뜬 조부수를 두고 한 말인 것처럼, 그의 독특한 작품성과 치열한 작가정신은 30년 전 이미 K-미술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인천아트쇼 관계자는 “개항 140여 년을 넘어 근대 문물의 도입창구였던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인천아트쇼2024의 ‘조부수 특별전’이 보다 성숙한 K-문화와 K-미술의 세계화를 위한 또 다른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wk-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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