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로···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소현숙, 476일 만에 고공농성 중단

2025-04-27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소현숙씨가 27일 건강 악화로 고공농성을 중단했다.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벌인 지 476일 만이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이날 오전 5시30분쯤 소씨가 옥상에서 내려와 자택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지회에 따르면 소씨는 지난해 8월부터 치아가 손상된 상태로 농성을 이어왔다. 최근 잇몸이 내려앉아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어 소화 능력도 떨어졌다고 한다. 이날 오전 4시쯤부터 소씨가 치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회는 “소씨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심신의 안정부터 되찾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필요한 건강검진과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소씨는 고공농성을 중단하며 그간 연대해준 이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지회에 밝혔다.

소씨는 지난해 1월부터 박정혜씨와 함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두 사람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로 법인 청산을 결정하면서 그 다음해 2월 정리해고됐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인투자기업이다. 니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정리하며 다른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했다. 소씨와 박씨를 포함한 해고노동자 7명은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 승계하라고 요구해왔다.

니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은 별개 법인이라는 이유로 면담을 거부해왔다. 그러면서도 한국니토옵티칼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57명을 꾸준히 신규 채용했다. 이중 87명은 소씨와 박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채용됐다. 한국니토옵티칼 감사보고서를 보면 영업이익은 2022년 378억원, 2023년 440억원, 2024년 566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노동계는 니토덴코와 한국니토옵티칼이 고용 여력이 있음에도 해고노동자들의 고용 승계 요구에는 침묵한다고 비판했다. 전날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앞에서 ‘고용승계로 가는 옵티칼 희망버스’ 문화제가 열렸다. 전국 12개 지역에서 출발한 희망버스 20대가 구미공장 앞에 모였다. 소씨는 문화제에서 “니토덴코는 150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하면서도 왜 일하고 싶어하는 노동자를 내버려 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22일 니토덴코와 한국니토옵티칼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박씨는 고공농성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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