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조 치닫는 카리브해 군사긴장
미국과 글로벌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중국은 ‘일대일로(一带一路)’와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저개발국)’ 전략을 내세워 중남미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의도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뛰어넘어 중남미에서의 정치·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통해 미국에 맞설 토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촉발한 관세전쟁을 틈타 중남미의 반미 국가들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좌파 정권의 등장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브라질도 그중 하나다. 중국은 최근 브라질과의 경제 협력과 지원을 강화했다. 커피와 대두 수입을 늘렸고, 열대우림 보존을 위해 브라질이 추진하는 기금 조성에도 협력키로 했다.
중국은 페루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미국을 견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 국유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이 지난해 건설한 창카이 항만을 남미 공략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은 태평양 동부의 창카이항에서 출발해 브라질 상파울루를 해상과 육상으로 잇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친미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엔 조건 없이 아르헨티나가 요구한 179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연장을 허가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중남미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중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포럼’을 열고 중남미 국가들의 지도자들을 대거 초청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등이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 행사에서 시 주석은 “관세전쟁과 무역전쟁에서 승리는 없다. 단결과 협력을 통해서만 발전과 번영을 이룰 수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남미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랫동안 우호적인 교류를 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운명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중국은 향후 중남미 지원을 위해 660억 위안(약 13조7500억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같은 협력을 바탕으로 실제 중국과 중남미와의 교역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2000년 124억 달러였던 무역액이 지난해에는 5184억 달러에 달했다.
AP통신은 “중국이 중남미에서 미국의 헤게모니에 강하게 도전하고 있다”면서 “중남미를 지하자원과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처로 확보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에 대한 지지 세력도 키우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