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공약에서 시민 보호 이야기는 빠져있어"
"인권과 민주주의 위협하는 기술 발전은 용인 불가"
주요 디지털·AI정책 대주제 3개·세부과제 12개 발표
[서울=뉴스핌] 고다연 인턴기자 = 시민단체들이 차기 정부에서는 인공지능(AI)의 혜택과 위험성을 모두 반영한 국가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 30개 시민단체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I시대라며 많은 대선 후보들이 (AI관련)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정작 이 시대에 시민들이 어떠한 영향을 받고, 시민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이 같이 밝혔다.

김동찬 언론연대 정책위원장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어떻게 정치를 양극화하고 공론장을 파괴하는지는 계엄과 이후 몇 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목격하고 계실 것"이라며 "저널리즘은 점점 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종속되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는 디지털 인공지능 정책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게 새롭게 재편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은진 변호사는 "우리 사회 곳곳 활용되는 AI는 인공지능과 노동자의 상생이 아니라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인공지능 정책은 기술 전문가 주도의 경제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인공지능 기술에 직접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기후행동팀장은 "최근 유력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AI산업 중심 공약을 내놓고 있다"면서 "이런 투자계획 안에서 얼마나 환경과 생태에 대한 고민들이 들어있는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정부가 AI산업을 무한 성장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평가하고 데이터 센터 에너지 사용량, 탄소 배출 규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우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딥페이크를 통한 디지털 성폭력 문제를 제기하며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 되면서 피해 양상은 더 악랄하고 교묘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술의 발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기술 발전은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주요 디지털·AI정책 대주제 3개와 세부과제 12개를 발표했다.
첫번째 대주제 'AI 안전과 실업 문제에 대한 국가적 대응 체계'에는 세부과제로 ▲AI 실업 문제에 대응하는 국가적 협의기구 설치 ▲AI 거버넌스에 시민·노동자의 민주적 참여 보장 ▲AI 위험과 침해에 대응하는 국가 규제 보장 ▲국가 감시 및 공권력 집행의 AI화 통제 ▲AI 피해에 대한 구제 보장과 국제조약 가입 ▲공공 AI의 민주성 보장이 담겼다.
두번째 대주제 '알고리즘 편향과 디지털 차별 방지'에는 ▲알고리즘 차별을 방지하는 차별금지법 ▲디지털 공론장 및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플랫폼 책무성강화 ▲AI 격차 해소 및 리터러시 보장이 세부과제로 들어갔다.
세 번째 대주제 '빅테크의 데이터 및 자원 남용 방지'에는 ▲빅테크 기업의 투명성 및 책무성 보장 ▲AI개발과 활용에서 개인정보 오남용 방지 ▲지속가능한 환경을 보장하는 AI국가가 세부과제로 제시됐다. 대선 과제는 대선 캠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gdy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