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가 인공지능을 만났을 때" 피지컬 AI 시대가 온다

2025-06-11

[비즈한국] 이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클라우드 속이나 스마트폰 화면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우리 일상의 물리적 공간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키오스크가 대표적이다. 카페·식당·영화관부터 병원과 공항까지, 키오스크는 이미 곳곳에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어렵고 낯선 기계’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키오스크가 AI와 만나면 어떻게 달라질까.

최근 열린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STK 2025)’​ 전시회에서는 AI가 결합된 키오스크 신제품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자연스러운 대화, 직관적 안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까지 ‘피지컬 AI’라는 새로운 흐름을 살펴봤다.​

#어려운 키오스크, AI와 결합하면 다를까

기계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키오스크는 카페, 영화관, 식당 등 매장 결제부터 쇼핑몰 안내, 공항, 병원까지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많다. 키오스크 사용이 복잡하고 번거로운 건 고령층만 겪는 문제도 아니다. 결국 직원이 다시 응대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무인 시스템의 도입 이유 역시 무색해진다.

최근 AI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업체들은 AI 키오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키오스크에 AI가 결합하면서 더 직관적이고 최적화된 비대면, 셀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STK 2025 ‘AI&빅데이터쇼’에 참가한 소프트웨어 기업 이스트소프트의 AI 키오스크는 가장 이목을 끄는 제품 중 하나다. 이 회사의 휴먼 AI 서비스 ‘페르소닷에이아이(PERSO.ai)’로 구현된 가상 안내 직원이 대형 키오스크 화면에서 미소를 지으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키오스크에는 텍스트 생성 후 1.5초 이내 응답이 가능한 ‘라이브 챗’이 탑재됐다.

키오스크에 연결된 마이크로 ‘코엑스에서 가볼만한 카페를 추천해달라’고 말하자 가상 직원은 건물 내부에 위치한 카페를 제안했다. 질문을 듣고 말할 때 고개를 살짝 끄덕이거나 웃음을 짓는 등 움직임도 자연스러웠다.

이 키오스크 제품은 기능과 언어 모델, 가상 직원의 성별과 언어, 문화권 등 모두 기업 고객별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 100여 개의 기존 AI 아바타 중에 고르거나 새로 제작할 수 있고, 설정이 내장돼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동된다. 부스 입구에 비치된 대형 키오스크는 글로벌 기업과 사업화를 추진 중인 제품으로, 외양은 한국인이지만 영어 음성으로 안내했다.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AI의 경우, 기업 고객이 자체 sLLM(경량모델)을 운용 중이면 자체 모델을 채택하고, 요청에 따라 챗GPT, 라마 등 LLM(거대언어모델)으로 솔루션을 구축한다.

바로 옆에 마련된 AI 기업 마음AI의 부스에서도 국내 최초 LLM 기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마음터치’가 소개됐다. 마음터치는 장애인과 고령층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 등의 접근성을 높이는 자동 높낮이 조절, 점자 안내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

올해 초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에 도입된 이 제품은 대화형 LLM을 기반으로 ​AI 가상 안내원이 ​병원의 복잡한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방문객들에게 위치와 운영시간 등을 안내한다. 앞으로 질환별 진료과 및 주치의 안내, 초진 환자 안내 등 대기 시간을 줄이고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금 AI는 하드웨어와 결합 중​

키오스크가 AI와 결합하는 흐름은 피지컬 AI의 대표 사례 중 하나다. 피지컬 AI는 AI가 물리적 장치에 실려 현실 공간에서 작동하는 형태를 뜻한다. AI의 활용성이 부각되면서 올해는 피지컬 AI로의 전환기로도 불린다. 오픈AI 역시 지난 2월 헤드폰, 고글, 안경부터 노트북, 스마트워치, 스마트 주얼리와 AI 상호작용 지원용·교육용 가상현실 헤드셋 등 기기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하드웨어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키오스크는 고질적인 접근성 한계가 지적돼온 만큼 서비스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존재하고, 키오스크 제조사나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B2B 계약이 용이해 수익화 모델로 주목받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됐지만 무인 운영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라 ​업계는 ​확장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과제는 있다. AI 키오스크는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예상 질문에는 빠르고 명확하게 답을 내놓지만, 인터넷 연결 상태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일반 이용자들이 챗GPT 등 생성형AI를 사용할 때 겪는 ‘환각(사실과 다른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현상)’을 완전 차단할 수 없어서다.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AI 키오스크에 활용되는 LLM의 고유한 품질까지 보장하는 건 한계가 있다.

이스트소프트 현장 관계자는 “LLM의 경우 프롬프트를 고도화해서 다듬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고객사 자체적으로 sLLM을 보유해 일정한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정확도가 보장되기 때문에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은 AI 키오스크 도입 비용이 높아 활용 분야가 제한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고객사는 일반 기업으로, 기업 건물 안내 등에 활용되고 있다. 앞의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키오스크 기기와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포함한 제품 번들 하나는 가격이 높아 소매점에서 취급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서비스 초기이다 보니 컨설팅을 통해 가격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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