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갈수록 친구 관계가 어렵다고 느끼나요? 한때는 가까웠던 친구와 멀어지는 것 같아 슬프진 않나요? 나이가 들면 친구 관계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젊을 때처럼 마음을 터놓기도 어렵고요. 가족과 일, 건강 문제에 묻혀 예전만큼 자주 만나지 못합니다. 오랜 친구와 의견 충돌이나 갈등 때문에 고민에 빠지는 일도 있습니다.
박재희(61) 동서대 석좌교수는 이럴 때 2500년 전 공자와 제자의 대화를 담은 고전 『논어』가 해결책을 준다고 말합니다. 30년째 동양철학을 강의하는 박 교수는 “논어는 가장 현실적으로 우리 삶에 접근하는 책”이라고 강조하는데요. 『논어』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1일 1강 논어강독』(김영사)을 쓰기도 했습니다.

『논어』에서는 친구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는데요. 여기서 친구는 그냥 나이가 비슷하거나 같이 술 먹고 여행 다니는 사이가 아닙니다. 박 교수는 “공자는 삶의 방향성이 비슷하면서 서로 부족한 인격을 보완해주는 것이 친구라고 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엔 나와 비슷하거나 도움을 주는 친구만 있는 건 아니죠. 공자는 친구들 중 나의 삶에 이로운 친구 셋과 해로운 친구 셋이 있다고 말합니다. 박 교수는 “돈이나 명성·권력이 아니라 인격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라며 “해로운 친구는 웬만하면 손절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합니다. “친구 관계에는 유효기간이 있어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는데요.
그 친구들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박 교수는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우정 길잡이’를 자청했는데요. 『논어』의 통찰을 바탕으로 친구 관계 잘 유지하는 법, 배신한 친구 대하는 법, 좋은 친구 되는 법까지 들어봤습니다.
📌손절해야 하는 친구 셋

2500년 전 이야기인 『논어』가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는 뭘까요?
많은 고전 중에 『논어』가 가장 현실을 다룹니다.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충실한 책이거든요. 특히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사실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게 부모·형제·배우자·친구·직장동료 등의 관계니까요.
『논어』에선 친구를 어떻게 정의하나요?
유교의 삼강오륜(三綱五倫) 중에 친구 사이의 믿음을 뜻하는 붕우유신(朋友有信)이 있잖아요. 친구를 뜻하는 붕우(朋友)에서 벗 붕(朋)은 함께 공부하면서 삶의 방향성과 지향성이 비슷한 친구를 뜻해요. 또, 공자의 제자인 증자(기원전 505~435년, 유가 사상가)가 이우보인(以友輔仁)이란 말을 하는데요. ‘친구는 서로 부족한 인격을 보완해주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공자는 제자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며, 그들을 친구처럼 여겼습니다.
도움이 안 되는 친구도 있잖아요.
그렇죠. 공자는 사귀지 말아야 할 친구를 손자삼우(損者三友)라고 했습니다. 해로운 세 친구를 뜻하는데요. 첫 번째는 고집이 세고 편벽(便辟)한 친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