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는 이로운 친구 세 부류와 해로운 친구 세 부류를 예시했다. 곧고, 진실·성실하며, 견문이 많은 친구는 이롭고, 치우치기를 좋아하고, 우유부단하며, 말 많고 아첨 잘하는 친구는 해롭다고 했다. 어찌 사람을 꼭 이런 세 부류로만 나눌 수 있을까마는 공자는 이 세 부류의 인간에게 특별히 주의했다. 쓰인 한자가 좀 어려운 편이지만 음미할수록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 역시 공자는 세상 이치에 통달한 큰 스승이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품격이 달라진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함께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나쁜 사람을 만나 둘 다 구렁텅이로 빠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삶은 결코 길지 않다. 술친구는 술친구일 뿐이어서 대부분 인생을 낭비하게 한다.
최대호 시인은 ‘준비물’이라는 시에서 “좋은 일, 좋은 사람, 좋은 삶을 만나려면 간단한 준비물이 있다. 좋은 나!”라고 읊었다. 나로 인해 내 친구까지 ‘좋은 나’라는 준비물을 준비한다면 굳이 공자가 말한 좋은 친구, 해로운 친구, 각 세 부류를 따지지 않더라도 나와 내 친구는 물론 친구의 친구까지도 행복할 것이다. 좋은 나를 준비하자! 향기로운 꽃에는 평화로운 벌·나비가 모여들고, 악취 나는 썩은 생선에는 더러운 쉬파리가 몰려든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