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방미 경제사절단 동행, 롯데도 유통 대표로 참가
美 ‘K컬처’ 핵심 시장 부상…관세 등 리스크 해소 위해 정부 지원사격
CJ그룹 미국 투자액 8조원 육박, 롯데도 미국서 식품·외식 신시장 개척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간 한·미 정상회담에 CJ와 롯데가 식품·유통업계 대표로 동행한다. 미·중 갈등과 관세·규제 리스크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K컬처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롯데그룹 역시 사절단에 동행하기로 했으나, 신동빈 회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CJ와 롯데의 경제사절단 합류는 최근 미국이 K컬처의 핵심 수출 지역으로 떠오른 데 따른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식품과 뷰티 등 산업 영역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식품·유통 업계로서는 이 같은 ‘K-열풍’이 절호의 기회가 됐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대미 수출품에 15% 관세가 부과되는 등 글로벌 통상 환경이 격변하면서 개별 기업을 넘어서 정부 차원의 협력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시장 환경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CJ와 롯데도 대미 외교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은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중 유일한 K컬처 기업이자 미국내 K컬처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서, 한미 문화교류와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J는 미국을 글로벌 사업 핵심 거점으로 삼고 식품, 콘텐츠, 물류 등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현재 미국에서 식품, 바이오, 대한통운, 푸드빌, ENM, CGV, 프레시웨이 등 7개 사업을 영위 중이며 현재까지 누적투자 금액은 7조9000억 원에 달한다. 현지 직원 수도 1만2000명 규모에 육박한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에서 4조713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미국 내 K푸드 확산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에 20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공략을 위한 R&D 투자도 지속 중이다. CJ푸드빌도 30개주 170개 뚜레쥬르 점포를 운영하며 7년째 흑자 기록 중이다. 현재 가동 중인 서부 생산공장에 더해 2025년 말에는 연간 1억개 생산능력을 갖춘 조지아 공장도 준공 예정이다.

롯데 역시 미국을 K푸드 수출의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주요 ‘메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제과 제품 중 가장 많은 수출을 기록 중인 ‘빼빼로’의 경우 전체 수출량의 약 20%를 북미 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밀키스’를 앞세워 현지에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밀키스’ 미국 연평균 매출 신장률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0%에 달한다.
롯데는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망에 제품 입점을 확대하면서 현지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롯데GRS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의 1호점을 내며 현지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 2023년 10월 미국 법인 설립 이후 약 2년여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쳤다. 롯데GRS는 미국 진출을 발판으로 기존 아시아권에 편중됐던 해외사업을 서구권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동시에 글로벌 성공을 위한 ‘관문’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그 자체로 막대한 수요를 유발하며, ‘미국 시장에서 유행한 브랜드’라는 평판은 글로벌 수요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