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사격연맹, 사격진흥기금으로 올림픽 포상금 지급은 왜?

2024-10-23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썼던 사격 메달리스트들이 마침내 포상금을 받는다.

대한사격연맹은 최근 대의원총회를 열어 사격진흥기금을 풀어 메달리스트와 지도자에게 총 3억 21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3억 1500만원이 선수와 지도자에게 올림픽 포상금으로 지급되고, 나머지 600만원은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에게 돌아간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금메달 선수 포상금은 5000만원, 은메달은 2000만원, 동메달은 1000만원이다. 지도자는 그 절반을 받는다.

한국 사격은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3개(여자 공기소총 10m 양지인·여자 권총 25m 반효진·여자 공기권총 10m 오예진)와 은메달 3개(여자 공기권총 10m 김예지·공기소총 혼성 박하준-금지현·속사권총 조영재)를 따냈다.

1993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한 연맹이 1980년대부터 적립해 16억 5000만원이 쌓인 사격진흥기금으로 올림픽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연맹이 이 기금을 쓰려면 상급기관인 대한체육회의 협조를 요청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과 법인 등기 기본 자산 변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연맹은 과거 태릉사격장 이전 당시 같은 과정을 거쳐 한 차례 기금을 사용한 적이 있다.

일각에선 올림픽 포상금 지급을 위해 기금을 쓰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하루 빨리 새 회장을 모시려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연맹은 신명주 전 회장이 운영 중인 병원 직원의 임금 체불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퇴해 리더십 공백에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신 전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당시 약속한 3억원의 출연금도 아직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 금액으로 선수와 지도자의 올림픽 포상금을 지불할 계획이었다. 연맹은 신 전 회장이 사퇴할 당시 구두로 출연금 지급을 약속받았지만 하루 빨리 사태를 해결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격계의 한 관계자는 “연맹을 맡겠다는 의지가 있는 분들이 있다. 새 회장이 거액의 포상금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면, 연맹도 하루 빨리 정상화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연맹이 지난 8월 신 전 회장 취임과 함께 구성된 이사회 31명 전원의 총사퇴를 결의해 새 판 짜기에 힘을 실어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연맹은 포상금 사태가 마무리되면 새 회장을 모실 선거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이달 30일부터 31일까지 회장 입후보를 받은 뒤 후보자가 나올 경우 11월 5일 선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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