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 3종 써도 조절 힘든 ‘저항성 고혈압’…치료 선택지 넓어진다

2025-05-20

3개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하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 4번째 약제로 아밀로라이드의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치료제인 스피로놀락톤과 비교해 혈압 감소 효과, 목표 혈압 도달률 등이 유사해 치료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이찬주 교수와 통합내과 신동호 교수, 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임상현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자마(JAMA IF 63.1)’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성인의 30% 이상이 앓고 있는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조절이 필수지만, 이뇨제를 포함한 항고혈압제를 3개 이상 복용하더라도 혈압 조절이 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가 상당수 있다. 이들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1.5~2배 높다.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추가적인 항고혈압제를 복용한다. 현재 고혈압 진료 지침에서는 3개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면서도 혈압 조절이 안 되는 환자는 ‘스피로놀락톤’이라는 이뇨제를 추가할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스피로놀락톤은 신장 기능 악화, 성호르몬 교란에 의한 무월경, 여성형 유방증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어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국내 14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저항성 고혈압을 진단받은 118명을 대상으로 58명은 아밀로라이드 치료 그룹으로, 60명은 스피로놀락톤 치료 그룹으로 분류했다. 아밀로라이드는 스피로놀락톤보다 부작용이 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 12주간 약제를 복용한 후 평균 가정 수축기 혈압과 진료실 목표혈압 달성률 등을 측정했다. 등록 당시 아밀로이드 그룹과 스피로놀락톤 그룹 간 특징 차이는 없었다. 당시 아밀로이드 그룹의 평균 가정 수축기 혈압은 141.5mmHg였으며, 스피로놀락톤 그룹은 142.3mmHg였다.

분석 결과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평균 가정 수축기 혈압은 아밀로이드 그룹은 14.7mmHg, 스피로놀락톤 그룹은 13.6mmH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 간 혈압 감소 차이는 0.68mmHg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12주째 가정 혈압 변화도 수축기혈압 또는 이완기혈압 모두 두 그룹에서 잘 조절됐고, 두 그룹 간 혈압 변화량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또 가정 수축기 혈압 130mmHg 달성률은 아밀로이드 그룹이 66.1%, 스피로놀락톤 그룹은 55.2%였다. 진료실 수축기 혈압 130mmHg 달성률은 아밀로이드 그룹이 57.1%, 스피로놀락톤 그룹 60.3%로 각 영역에서 모두 두 그룹 간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약물 부작용 발생에서도 차이가 없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 아밀로라이드가 스피로놀락톤과 비교해 수축기 혈압 감소 효과와 목표 혈압 달성률 등에 있어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부작용 등으로 4번째 항고혈압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던 환자들에게 혈압 조절을 위한 치료 선택지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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