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면 다음 달부터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 거래가 가능해진다. 다만 ATS의 ‘거래 비중 제한’ 규제로 인해 실질적인 거래 가능 시점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출퇴근길 거래’를 내세우며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두 달 만에 자리 잡은 가운데 점유율 한도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올 2월 발표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다음 주 국무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금융위는 해당 개정안에 다자간매매체결회사(대체거래소)의 매매 체결 대상 상품에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의 집합투자증권과 증권시장에 상장된 파생결합증권을 추가하고 해당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업무를 새로운 금융투자업 업무 인가 단위로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넥스트레이드는 금융 당국의 인가 절차를 거쳐 연내 ETF·ETN 거래 개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연내에는 점유율 규제 문제로 실제 ETF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는 전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시장의 15%를 초과하거나 단일 종목 내 거래량이 30%를 넘을 경우 거래가 중단된다. 문제는 ETF 시장 특성상 유동성공급자(LP)가 있어야 하는데 LP의 공급량으로 인해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넥스트레이드 내부적으로도 거래 개시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넥스트레이드의 시장점유율은 빠르게 상승 중이다. 올해 4월 기준 넥스트레이드는 전체 주식시장 거래량의 약 20%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도 24~26% 사이를 기록하며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넥스트레이드에서도 ETF 거래가 허용되면 자산운용사와 넥스트레이드가 ‘윈윈’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자산운용사는 ETF 유통 채널 다변화를 통해 투자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량 증가로 수익 확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용 업계를 중심으로 ATS의 거래량 상한선이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TS 거래가 3월부터 시작된 만큼 금융 당국에서는 6개월이 되는 시점인 올해 9월께 ATS와 거래량을 비교 평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단 한국거래소는 상한선을 높이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 거래를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국이 거래량 상한선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