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웹툰 시장 고공행진…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 수혜 본격화

2025-12-11

미국 웹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기반 콘텐츠 소비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식 세로 스크롤 웹툰이 사실상 현지 표준으로 굳어진 가운데,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1일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웹툰 시장은 2024년 19억8060만달러(약 2조9000억원)에서 2033년 87억2170만달러(약 12조8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16.5%다.

성장 배경은 뚜렷하다. 미국 성인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0%를 넘고, 18~29세는 사실상 100%다. Z세대의 하루 평균 스크린타임은 약 9시간으로 파악된다. 틱톡·릴스 등 세로형 숏폼이 일상화되면서 웹툰은 접근성과 체류 시간을 모두 확보했다. '기다리면 무료' 모델과 스낵·빈지 소비도 확산되며 웹툰은 미국 10·20대의 주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수혜는 네이버웹툰이 가장 크게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억5000만명 이상이다. 주요 독자층은 24세 이하다. 세로 스크롤 UI·UX가 Z세대 취향과 맞아떨어진 영향이다. 웹툰엔터는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연이은 협업으로 웹툰의 산업적 영향력을 '니치 마켓'에서 '메이저 시장'으로 확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엔터 '타파스'도 북미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2~2024년 인앱 매출은 6500만달러(약 953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로맨스·BL 등 여성향 장르가 강점을 보이고 10·20대 여성층의 결제 수요를 흡수했다.

웹툰 성장성이 확인되자 아마존·애플 등 빅테크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은 일본에서 세로형 웹툰 서비스 '플립툰'을 시험 중이다. 애플은 애플북스에 웹툰 전용 섹션을 신설하고 한국 제작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한국 플랫폼이 구축한 웹툰의 핵심 포맷과 수익모델이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당분간 국내 기업의 경쟁 우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미국 콘텐츠 특화보고서를 통해 “미국 만화 시장이 인쇄 중심의 '코믹북' 체제에서 모바일 기반의 '웹툰'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 웹툰 포맷이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웹툰 플랫폼이 북미 Z세대를 중심으로 확실한 독자층을 확보한 만큼,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는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2차 확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웹툰이 더 이상 서브컬처가 아니라 미국 주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한국 웹툰 산업은 글로벌 스토리텔링 산업의 표준(Standard)을 리딩하는 '슈퍼 IP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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