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결산배당으로 주당 2800원, 배당액 2987억원 결정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하나 판관비·영업비용 축소해 당기순이익 끌어올려
지분 71.87% 보유한 삼성생명 최대 수혜...결국 오너일가 배당금으로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삼성카드가 지난해 판관비와 영업비용 등 고객 혜택 축소를 통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가운데 고배당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카드업계를 둘러싼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챙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8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총 배당금은 2987억원으로, 전년(2667억원) 대비 약 32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2조9927억원으로 전년(2조9274억원)과 유사했으나, 영업비용과 판관비에서 각각 781억 원, 559억 원을 절감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315억 원으로, 전년(4301억 원) 대비 23.5% 증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고금리와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비용 절감에 집중했다"며 "이에 따라 무이자 혜택과 프리미엄 서비스 축소가 이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이번 고배당 정책에 대해 주주환원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대주주인 삼성생명을 비롯한 오너일가를 위한 배당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삼성카드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은 지분 71.87%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약 2146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오너일가, 삼성물산이 지분 44.14%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오너일가의 지분이 34.73%에 달한다. 따라서 배당금 상당액은 최종적으로 삼성 일가에 돌아가는 구조다.
특히 삼성오너일가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이 급락하면서 상속세 재원 마련과 관련해 큰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자매는 계열사 지분 매각과 주식담보대출·배당금 등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이 담보유지비율 아래로 떨어지면서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며,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기도 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주식을 단 한주도 처분하지 않아 배당금과 주식담보대출이 유일한 상속세 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배당을 확대해 왔다"며 "이는 단순한 주주 환원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오너일가를 위한 배당"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 환원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카드 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