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배우자 임원 등록됐지만... 업무 수행 맞나"
"오케이컴퍼니 최 회장 소유... 배우자와 공모 추정"
횡령‧배임 의혹 지속 제기... 노조 협상도 진전 없어
OK금융그룹노동조합(OK금융노조)이 최윤 OK금융 회장과 최 회장의 배우자인 기무라 에츠코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기무라 씨가 OK금융 계열사 엑스인하우징과 오케이컴퍼니에 임원으로 등재됐지만 업무 수행 없이 임금을 받고,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행위를 벌이자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OK금융노조는 2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기무라 에츠코 씨가 2017년 8월부터 엑스인하우징‧오케이컴퍼니의 사내이사로 겸직하며 각 회사에서 보수를 받아왔다면, 이사회에는 출석했는지 등 조사가 필요하다”며 “사내이사가 이사회에 출석도 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보수를 받는 것은 엄연한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무라 씨가) 보증금 15억원에 월세 490여만원의 자택 월세를 오케이컴퍼니 회삿돈으로 처리하고, 법인카드를 사용하며 법인차량 또한 사적으로 운행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명백히 업무상 횡령과 배임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최 회장에 대해서도 기무라 씨와 공모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OK금융노조는 “기무라 씨의 불법 행위는 오케이컴퍼니 주식을 전량 가지고 있는 최 회장이 범행을 용인하고 적극 공모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최 회장은 (기무라 씨가 취한) 이익 또한 함께 향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업무상 횡령과 배임의 죄를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케이컴퍼니는 최윤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OK금융의 비상장 계열사 중 하나다. 엑스인하우징은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의 지분은 다시 J&K캐피탈이 보유하고 있고, 이어 J&K캐피탈은 OK금융의 해외 계열사로 실질적 지배자는 최 회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오케이컴퍼니에 대한 의혹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기무라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나와 있지만 OK금융 계열사의 임원으로 등록돼 회사에서 보수를 받고 법인카드를 사용하며, 회사 주소로 등록된 집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인환 OK금융 부회장에 오케이컴퍼니 관련 의혹에 관해 묻자 김 부회장은 “최 회장의 개인 재산을 관리하는 회사로, OK금융이 관리하는 업체는 아니”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다만 신 의원도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며 금융감독원에 회계감리 등 의혹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면서 OK금융 관련 논란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봉선홍 OK금융노조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국정감사 당시 사측은 뒤에선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등의 증인 출석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앞에선 노조에 회사가 어려워 당장 임직원들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며 “결국 노조나 회사를 위해선 움직이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봉 지부장은 검찰 고발 이후 향방에 대해서도 “OK금융 임원들의 경력을 보면 지검장 출신 임원들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 임원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OK금융노조는 지난 6월부터 OK금융의 임금 동결, 불성실한 교섭 등을 이유로 사측에 대한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 12월 OK금융과 1차 교섭을 시작으로 총 30회 이상 임금 등에 대해 사측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진전된 바는 없는 상황이다. 이번 검찰 고발 또한 OK금융노조에 따르면 OK금융을 향한 “정의 실현이 목적”이다.
OK금융노조는 “조합원과 직원들을 생각하지 않고 임원들의 배만 불리는 OK금융의 최 회장과 임원들, 그중에서도 오케이컴퍼니의 대표이사 불법 의혹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검찰에) 적극 요청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