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통산 212승 좌완 클레이튼 커쇼(37·LA다저스)의 본격적인 빅리그 복귀 준비에 나섰다.
LA타임스 등은 커쇼가 17일 다저스 트리플A팀 오클라호마시티 소속으로 마이너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무릎·발가락 수술 이후 첫 실전등판이다. 커쇼는 시애틀 산하 트리플A팀인 타코마를 상대로 3이닝 2안타 2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공 30개를 던졌고 22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경기 후 커쇼는 “재활 등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하다는 느낌이다. 오늘은 기분이 좋다”며 “손봐야 할 부분이 아직 남았지만, 첫 등판치고는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 같은 선수한테 중요한 건 본인의 느낌”이라며 “몸 상태도 좋고, 팔 상태도 좋다”고 말했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 코치는 “커쇼가 6~7일 간격으로 꾸준히 등판해 투구할 수 있을 지를 보고 싶다”고 전했다. 커쇼가 남은 회복 절차를 순조롭게 이어간다면 다음 달 중순 무렵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전망이다.
커쇼는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7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건강만 하다면 여전히 최고 수준의 선발이다. 2022~2023시즌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했고,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수로 뽑혔다.
20대 전성기 시절 150㎞를 손쉽게 넘기던 빠른공 구속은 해가 갈수록 느려렸지만, 커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빅리그 마운드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왔다. 2010년 71.5%에 달했던 직구 비중을 2021년부터 40% 아래까지 내렸다. 대신 슬라이더 비중을 40% 중반대까지 끌어올렸다. 슬라이더를 직구보다 더 많이 던지기 시작한 게 벌써 4년 전이다. 이날 마이너리그 등판에서도 커쇼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0㎞에 그쳤다. 지난 시즌 평균 143.8㎞보다도 더 떨어졌다. 그러나 커쇼는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극 활용하며 트리플A 타자들을 손쉽게 처리했다.
커쇼가 복귀한다면 다저스 선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진다. 블레이크 스넬이 부상 중이지만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타일러 글래스나우 등이 선발로 버티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도 투수 복귀를 위해 느리지만 꾸준히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