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는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미국 미시간 대학과 함께 국내 80개 업종, 309개 기업 및 대학, 공공기관에 대한 국가고객만족도(NCSI)를 조사한 결과 평균 78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8.2점에 비해 0.2점(-0.3%) 하락한 수치다.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의 영향력이 커진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전체 309개 조사대상 중 세브란스병원은 84점을 얻어 1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고객만족도 상위 11개사 명단(82점 이상)에는 세브란스병원 등 6개 병원을 비롯해 전자제품 A/S 부문의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영남이공대학교(전문대학), LG전자(세탁기) 등이 포함됐다. 특히 조사 대상 병원 13개 중 6개가 11위 안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국내 병원 서비스의 우수성이 이번 조사를 통해 재차 확인됐다고 한국생산성본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도시철도 업종의 대구교통공사, 대형항공 업종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백화점 부문의 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승용차), 건국대학교병원(병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전문대학), 영원아웃도어(아웃도어), 성균관대학교(사립대학교), 부산대학교(국립대학교) 등도 최상위권에 올랐다.
호텔 부문에서는 롯데호텔앤리조트가 7년 연속 호텔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자체 고객 관리 플랫폼 ‘LCSI’를 구축하고 고객 평점 및 의견을 서비스에 즉시 적용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해오고 있는 점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도입하며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1위가 바뀐 업종은 16개, 공동 1위를 기록한 업종은 16개로 나타났다. 상위권의 고객만족도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지만, 중하위권의 노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듯한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가 가능한 73개 업종 중 올해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곳은 8개로 전년도 11개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57개 업종은 정체, 8개 업종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순위가 뒤바뀐 사례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는 의미”라며 “선두 기업들이 고객만족도 개선에 앞장선 결과 궁극적으로 국가 차원의 NCSI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국가 전체의 경제부문별 고객만족도 수준을 살펴보면 15개 경제부문 중 전년 대비 상승한 곳은 6개에 그쳤다. 8개 부문은 하락했다. 경제부문 중 가장 높은 향상률을 기록한 곳은 교육 서비스업으로 지난해 대비 1.4점(1.8%) 상승했다. 그 다음으로는 △건설업 및 내구재 제조업(0.8점·1.0%) △운수 및 창고업 (0.7점·0.9%)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0.4점·0.5%)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