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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김선호 기자] 패션기업 F&F가 이번 주주총회를 거쳐 경영기획총괄을 맡고 있는 임원을 이사회에 처음으로 합류시킬 계획이다. M&A(인수합병) 역량을 보강해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둘러싼 국내 사모펀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센트로이드)와 대립에 대응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F&F는 최근 황일찬 경영기획총괄 상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건을 상정한 정기 주주총회를 오는 3월 26일에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2025년 3월 25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배준근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의안도 상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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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F&F 이사회에 처음으로 경영기획총괄을 맡고 있는 임원이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F&F는 2021년 5월 1일에 지주사 F&F홀딩스로부터 패션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당시 사내이사는 창업주 김창수 회장, 마정만 재무총괄 전무, 정민호 인사총괄 상무로 구성됐다.
여기에 사업운영지원총괄을 맡는 정수정 전무가 합류하면서 사내이사가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 김 회장이 대표를 맡고 이사회에서 재무, 인사, 지원 분야의 임원이 사내이사로 합류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였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F&F 이사회는 F&F차이나 현지 금융 지급보증, 물류센터 신축용 부지 매입, 디스커버리 아시아 라이선스 확보 및 관련 자산 매입의 건 등을 의결했다. 사업 확장과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있어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감사위원회 규정 제정(2024년 3월 28일), 이사회 운영기준 및 기업지배구조헌장 개정(2024년 7월 17일)의 건을 가결시켰다.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와 함께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집중하기 위해 관련 임원을 이사회에 합류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기획‧전략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경영기획총괄 임원을 올해 사내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F&F에서 경영기획총괄인 황 상무는 M&A 분야도 담당하고 있다. 이사회에 재무‧인사‧지원에 이어 M&A 역량을 보강한 셈이다.
현재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두고 센트로이드와 대립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대응 차원으로도 분석된다. 센트로이드가 2021년 인수한 테일러메이드를 최근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자 F&F는 ‘사전 동의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F&F는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향후 확보하기 위해 사실상 전략적투자자(SI)로 인수에 참여했고 센트로이드로부터 사전 동의권을 부여 받았다. 즉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센트로이드가 매각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사전 동의권 범위 논란이 일고 있다. 센트로이드 측은 비밀유지 사항으로 해당 범위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합의한 사항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테일러메이드를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시키며 F&F가 지닌 사전 동의권을 고지 하지 않았다.
또한 F&F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수립 후 이를 올해 4월 중에 공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도 기획‧전략을 맡고 있는 황 상무를 이사회에 합류시킬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도 분석된다.
F&F 관계자는 “이번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황 상무가 신규 선임될 예정”이라며 “그는 경영전략기획 영역을 맡고 있는 그중 M&A 분야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